- 30개 8490원 국산보다 약간 저렴
- 국내산 달걀값 한풀 꺾일 듯

'항공직송. USDA(미 농무성) 기준에 맞게 엄선된 신선한 계란입니다'.

23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미국산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23일 부산 부산진구 롯데마트 부산점에는 이런 문구와 함께 미국에서 수입한 '하얀 계란'이 사상 처음으로 등장했다. 수입 달걀을 한참 살펴보다 집어 든 박희연(36) 씨는 "해외여행 가면 흔히 보던 흰색 달걀이라 거부감은 없다"면서도 "먼 데서 비행기로 이송해오다 보니 신선도가 떨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될 뿐이다"고 말했다.

반면 흰색 수입 달걀을 낯설어하는 고객도 있었다. 국내산 달걀(15개·4980원)을 구매한 강점순(여·64) 씨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먹던 걸 찾게 된다. 수입 달걀은 익숙지 않아서 선뜻 손이 가질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대한항공 화물기 편으로 수입된 이 달걀(100t·4만5000판)은 지난 주말부터 롯데마트 전 지점에 공급돼 부산에서는 이날 첫선을 보였다. 현재까지 부산에 입고된 물량은 9개점에 총 4000판이고, 울산권 3개점과 포항점까지 합하면 총 5700판이 들어왔다. 가격은 30알들이 한 판에 8490원으로 국내 갈색 계란보다 조금 싼 수준이다.

첫날 판매량은 판매자 측 기대만큼 많지는 않았다. 가격 차가 크지 않은 탓인지 부산점 기준 영업개시 5시간 동안 평소와 비슷한 5판에 불과했다. 이 지점 농축산 담당자는 "우리 매장에는 200판 정도가 들어왔는데, 아직까지 수입 달걀이라고 사람이 몰리는 분위기는 없다"며 "소비자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산 수입 달걀 유통으로 달걀 가격이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달걀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국 달걀 평균 소매가(30알입·특란)는 이날 9180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19일부터 주말을 건너뛰고 사흘 연속 하락했다. 정부는 설 전까지 신선 달걀 직접 수입을 추진하고 비축 물량 등 반출로 2200만 개를 시장에 푼다는 방침이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