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가 '에어부산 딜레마'에 빠졌다. 22일 에어부산과 부산상의에 따르면 현재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부산상의회관에 입주해 있는 에어부산은 오는 5월 강서구 대저동 김해국제공항 인근의 신사옥(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1만8302㎡)으로 이전한다. 2007년 창립 이후 10년 만에 직원수가 10배로 늘어날 정도로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최대 주주격인 부산상의로서는 이 같은 에어부산의 성장이 흐뭇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건물 임대사업자 입장에선 상황은 달라진다. '최대 세입자'를 잃게 되면서 당장 에어부산이 떠난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창립 당시부터 부산상의회관에 입주해 있다. 창립 첫해에는 6층 전체를 사용했으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현재는 4층의 일부 공간까지 확대돼 총 1200㎡의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상공회관 입주 업체 중 최대 규모다. 에어부산은 현재 임차료와 관리비를 합쳐 연간 약 1억1000만 원을 내고 있고, 보증금은 3억3000만 원이다.

부산상의는 현재 임대사업과 각종 검정시험 대행을 주요 수익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두 사업에서 얻는 수입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최대 세입자의 공백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의는 현재 물밑에서 새로운 입주 업체 선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1개층 전체를 사용할 업체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지역 상공계를 대표하는 공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아무 업체나 입주시킬 수도 없는 형편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입주 업체 구하기에 나선 것은 아닌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칫 공실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임대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