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업종 등 투자대상 다양
- 분산 투자·저비용 거래 등 장점
- 대내외 불확실성 높을 때 선호
- "중공업·철강 섹터 등 투자 매력"

올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금리 인상, 국내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ETF)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면서도 투자자가 낮은 비용으로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양한 곳에 분산투자

ETF는 코스피200같은 특정 지수, 원자재, 업종 등 기초지수의 성과를 바탕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펀드다. 국내 주식·채권,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인도 베트남 등 해외, 금 원유 IT 금융 바이오 에너지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아리랑 코스피 50(ARIRANG KOSPI50)'이라는 ETF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돼 이들 지수의 변동률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된다. '아리랑 코스피 50'에는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도 30% 가량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 주식은 1주만 사도 180만 원이 넘지만, 이 ETF는 2만 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삼성전자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지수에 연동되는 투자라 리스크가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 하락장에서 두 배 이상 수익을 내는 인버스(역방향) 레버리지 ETF도 있다. 물론 배 이상의 손실도 볼 수 있는 변동성이 높은 상품이다.

ETF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개별 종목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코스피·코스닥과 달리 매도 시 증권거래세가 면제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매매 수수료(0~0.8%)도 일반펀드(1.0~2.3%)보다 낮다. 그러나 사고 팔 때마다 수수료가 발생하므로 잦은 매매를 하면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많아질 수 있다. 세금에도 주의해야 한다 국내 상장된 ETF는 이자·배당세율이 15.4%고, 매매차익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연 2000만원 이상) 대상에 포함된다.

■국내 ETF 시장 25조 원 돌파

ETF 시장은 전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ETF 자산 규모가 2001년 1091억 달러에서 2015년 말 2조9590억 달러로 증가했다는 집계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증권시장 거래 상위 15개 종목 중 12개가 ETF고 개별 주식은 3개에 그쳤다. 일별 거래량도 ETF는 50% 증가한 반면, 개별 주식은 7% 성장했다.

지난해 한국 ETF 시장도 25조 원 규모로 커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25조 1018억 원이다. 1년 전보다 16% 증가했는데, 이 중 국내형 ETF가 23조 2782억 원으로 92.7%의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ETF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79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3.5%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6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11월 미국 대선 영향으로 일일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스피와 비교하면 여전히 순자산총액 비중은 1.9%, 거래규모는 17.5%에 머물렀다.

지난 한해 동안 66개 종목이 신규 상장돼 전체 상장종목 수는 256개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국내지수 ETF는 중공업, 철강, 은행, IT 섹터 ETF와 시장대표지수 ETF가 높은 수익률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조선업종 반등, 철강섹터 업황 개선 기대감, 미국 금리인상 및 배당매력에 따른 은행주 상승 추세, IT 대표주(삼성전자) 상승 등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해외지수 ETF는 원자재 및 남미 ETF 가 반등했고 미국 경기활성화 기대감에 따른 섹터 ETF가 높은 수익률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