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과 지역 협력업체들
- 그린카 시대 대비 않으면 도태
- 市, 신사업 개발 환경 만들고
- 업체는 업종 벽 허물고 논의를
- 인프라 많아 위기 아닌 기회
부산 자동차 업계도 '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물결에 조금씩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과감하게 이종 산업간 융·복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 보급이 속도를 내면 엔진, 기계류 중심의 부산 업계의 도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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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자동차의 완성차 1400대가 지난 7일 부산신항 다목적부두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부산, 전기차 논의 '활발'
동아대 하태영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외지의 손님들과 함께 부산 태종대를 찾았다. 하지만 그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매연을 내뿜는 관광용 자동차를 보고 매우 실망했다. 하 교수는 "청정지역 태종대에는 매연 없는 전기차가 운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교수가 시대를 너무 앞서 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전기차는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 르노그룹의 2인승 전기차 '트위지'(배달용, 관광용 등)가 올해 국내에 도입되는 등 전기차 도입과 인프라 구축은 진작부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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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내 도입될
르노그룹의
2인승 전기차
'트위지' |
트위지 도입에 따른 국산화 논의도 뜨겁다. 부산테크노파크 김호진 자동차부품기술지원센터장은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을 통해 트위지를 생산하면 별도의 라인이 필요하고 이 생산라인을 지역의 중소기업에 위탁할 수 있다"며 "르노삼성은 부산 기업이고 부산 기업인 S&T모티브가 전기차의 동력 부품을 생산한다. 때문에 부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태종대 등지에 전기차가 시범적으로 보급된다면 파급 효과도 크고 시민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종대 외에도 해운대, 부산신항, 북항재개발지 등도 전기차 시범 운행지의 최적지로 꼽힌다.
부산에서는 르노삼성(SM3 Z.E. 생산), S&T모티브 외에도 유니테크노, 청수정밀, 태화기업, 효성전기, 한성전장 등이 전기차 주요 부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원솔루텍은 알루미늄으로 전기차 부품의 커버류를 제작해 LG화학에 납품한다. 성지기업은 또 3륜 전기 오토바이를 제조한다.
부산에서 전기차 연구와 생산이 비교적 활발한 것은 위기감 때문이다. 최범영 이원솔루텍 회장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출시장을 더 개척하면서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자동차 조합 활동 '후끈'
부산의 자동차 부품 업계는 협동조합 활동이 왕성한 편이다. 부산에는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강서구), 부산경남자동차부품기술사업협동조합(기장군), 한국자동차부품소재산업기술연구조합(기장군) 등 3곳의 자동차 부품업계 협동조합이 있다.
한국자동차부품소재산업기술연구조합은 정부 지원을 받아 자동차 경량화에 대비한 '메카니즘 부품'을 공동연구하고 있다. 메카니즘 부품이란 여러 개의 부품이 하나의 체계를 이루는 단위를 뜻한다. 이정훈 기획실장은 "현대차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생산하는 게 아니라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연구하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 르노삼성 등의 2~3차 협력업체가 주축인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권승민 상무는 "IT, 로봇, 전자, 자동차 부품 업계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조만간 논의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엮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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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가 완성차 조립을 하고 있다. 정옥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 김인숙 초빙연구위원은 "현재 부산의 논의는 제조업만 고려하는 것 같다. 서비스업이나 다른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미래에 대비하려면 기존의 논의 주체들에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컨설턴트, 외국기업, 경영, 전기·전자, 아마존이나 SAP(독일의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등 플랫폼 기업을 참여시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 뒤 워크숍을 열고 다시 5~6개의 워킹그룹(실무반)을 조직한 다음 아이템 가운데 시장의 틈새가 무엇인지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김 연구위원은 "부산의 자동차 업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 가운데 개발만 되고 상용화되지 않는 아이템도 있을 수 있다. 또 정부를 향해서는 인프라 구축에 대한 요구를 끊임 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로운 사업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 것인지 피드백을 받아보고 부산시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기 위한 시스템과 생태계를 만들어 주면서 기본적인 인프라를 엮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