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5년 목발 제조업체로 시작
- 무릎·허리 등 압박해 고정하는
- 의료용 밴드 '닥터 메드' 생산
- 유럽·중동·북미 등 39개국 수출
- 올해 3월엔 스웨덴 기업과 합작
- R&D센터 설립, 기술력 강화
불확실성의 시대. 이미 기정사실화된 미국의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가 지난해 말 한국 경제를 뒤흔들었다. 미국을 제치고 주요 수출국으로 우뚝 선 중국의 경제 상황도 마뜩잖다. 부산지역 제조업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내내 '마이너스' 성장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여러 우려 속에서도 묵묵히 해외 수출길을 여는 기업들이 있다. 수출에 대한 '집요한' 관심이 해외 판로 개척으로 이어졌다. 부산시 나윤빈 통상협력팀장은 "수출을 시작하려는 작은 기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준비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아미글로벌은 수출 기업의 좋은 본보기다. 아미글로벌 유실근(61) 대표는 말했다. "작은 기업일수록 집중적인 수출 정책의 혜택을 받아야 성장한다. 우리 기업도 그렇게 성장했으니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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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글로벌 유실근 대표가 자사 브랜드 닥터메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의료기기, 전 세계 39개국 수출
직원 60명이 1년 동안 120억 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가 있다. 목발업체로 시작해 정형외과 의료밴드를 만드는 회사, 아미글로벌이 그 주인공이다. 아미글로벌이 내세운 '닥터 메드(Dr. MED)'는 이미 고유 브랜드로 정착해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는 '닥터 매드' 덕분에 아미글로벌에게는 기회의 장이었다. 현재 전 세계 39개 국가를 상대로 수출길을 활짝 열었으며, 스웨덴과 합작으로 연구개발 센터를 준비 중이다.
목발을 제조하던 '아미실업'이라는 이름의 기업은 1965년 설립됐다. 유 대표는 1983년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아 아미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아미글로벌은 목발 제조업체로 시작해 1993년 정형외과용 의료밴드 제조업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닥터 메드'로 이름 붙인 이 브랜드는 곧 '강한 내구성'을 입증하며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갔다.
19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는 기술 개발을 한 아미글로벌에게는 기회가 됐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뚫은 결과다. 아미글로벌은 기존 70평의 공장 규모를 150평, 200평, 350평, 420평으로 확장해 나갔으며, 2년 전 사하구 장림동에 1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했다. 1993년 4억8000만 원의 매출은 1150% 성장해 올해 120억 원을 달성했다.
현재 아미글로벌은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쿠웨이트 등 중동시장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으로 확장하는 등 전 세계 39개국으로 수출길을 열었다. 지금은 북미와 남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 더하기 수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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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메드 제품 가운데 하나인 허리 보호대. |
아미글로벌이 만드는 제품은 발목부터 시작해 무릎, 허리, 손목 등에 이르는 정형외과용 의료밴드다. 질긴 내구성으로 강하게 환부를 압박해 고정하는 것으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KAIST 등 전문가의 조언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특히 아미글로벌 닥터 메드의 모든 제품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보아 테크놀러지(Boa Technology)' 제품이 들어간다. 다이얼을 돌려 와이어를 죄거나 푸는 방식으로, 환부를 압박하는 수단이다. 이 제품의 근간이 되는 지름 1㎜가 채 되지 않는 와이어는 '탱크를 끌 정도로' 강한 내구성을 가진 것으로, 전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다. 아미글로벌이 선택된 이유는 내구성이다. 강한 와이어의 힘을 견딜 수 있는 내구력을 아미글로벌이 가졌다는 보아사의 판단이 들어간 셈이다.
독일 의료기기 업체도 아미글로벌의 기술력을 인정했다. 이 업체는 자사 제품의 한국 총판 역할을 할 기업으로 아미글로벌을 선택했다. 무려 5개월에 걸쳐 아미글로벌의 제품을 연구한 결과다.
기술력과 디자인이 겸비된 제품에 더해 아미글로벌은 적극적으로 수출 정책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관들을 찾았다. 연구개발과 관련한 지원을 받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문을 두드렸다. 전시회를 통한 해외시장개척에는 중소기업진흥원과 부산경제진흥원이 제격이다. 바이어와의 만남을 통한 해외판로개척에는 코트라의 지원을 받았다.
유 대표는 "기관별로 수출 정책의 성격이 다르며, 이 과정을 통해 브랜드 구축이 꼭 필요하다"며 "기술 개발 이외에도 한 해 1억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 구축 등의 홍보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을 시작하려는 기업은 전시회를 통한 상담회보다 부산시를 통한 바이어 만남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의료기기 사업다각화, 잠재력 풍부
아미글로벌의 '닥터 메드'는 이미 세계적 브랜드를 구축했다. 올해 3월에는 스웨덴 현지 기업과 합작해 연구개발센터를 만든다. 이유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성인병의 종류 때문이다.
손목터널증후군 등 과거에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질병이 생겼으며, 유럽은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상체가 커져 하체에 무리가 많이가는 체형으로의 변화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스웨덴 업체와의 현지 합작 연구개발 센터 설립은 의료 문제를 해결을 위한 의료기기 기술 개발을 위해서다.
스웨덴과는 의료기기를 위한 기술개발에 집중한다면, 국내 시장에서는 미용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드러그 스토어 등 의료 시장 통합이 가속화하는 추세이므로, 사업 다각화는 필수다. 글로벌중소기업CEO협회 활동 중인 유 대표는 현재 수출 초보기업 경영인 4명을 맡아 수출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유 대표는 "기업 성장 단계 초기에는 정책 지원을 잘 받는 게 성장의 밑거름이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