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 업체 등 눈여겨 봐야
- 경기 불확실…보수적 투자를

주식 투자자들의 '연말 고민'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바로 연초 투자전략을 어떻게 짜느냐다. 더욱이 지금은 '저성장 고착화' 기조 탓에 통 큰 투자를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 중소형주와 IT 관련 종목의 수익률이 다른 종목보다 양호한 '1월 효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통상 연초에는 상반기 실적 모멘텀과 신제품 개발 계획 등이 발표돼 이들 종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매년 공식처럼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 여건이나 기업 상황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스닥 IT 지수 수익률 7%대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5개 연도 동안 코스닥지수의 1월 수익률(지수 상승률)은 ▷2011년 1.82% ▷2012년 1.42% ▷2013년 0.41% ▷2014년 3.81% ▷2015년 6.84% 등 단 한 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다. 평균 수익률은 2.86%였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1월 수익률은 '1.83%→7.09%→-3.41%→-1.32%→1.18%'였다. 두 차례에 걸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을뿐 아니라 이 기간 평균 수익률(1.07%)도 코스닥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산업별 지수 중 '코스닥 IT 지수'는 지난해 1월 수익률이 7.10%에 달했다.

이처럼 매년 1월에 코스닥 종목과 IT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코스피 위주의 대형주에서 코스닥 중심의 중소형주로 이동하는 국내 증시의 계절적 특성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김승한 투자정보팀장은 "연말 혹은 연초에는 대형주의 수급 견인력이 다소 약화돼 일부 업종에 편중되는 시장 흐름이 나타나거나 모멘텀 종목 중심의 수익률 게임이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1월에는 IT 종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이벤트도 열린다. 다음 달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7'은 IT 업종에 주요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이 밖에도 성장성과 턴어라운드, 수급 개선 가능 종목 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투자정보팀장 역시 "통상 1월이 반도체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시기인 만큼 다음 달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예상 종목 등 IT 관련 중소형주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월 효과' 미미, 신중 투자 조언도

코스닥 중소형주에 초점을 맞춘 전문가들의 이 같은 조언은 다음 달 20일로 예정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공식 취임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발표되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 내년 1월 말까지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대외 리스크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는 것이 투자전략 수립 차원에서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면 지금의 투자 환경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데다 코스닥 기업들의 경영 악화도 개선되지 않는 추세여서 예년과 같은 '1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실제로 대신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코스닥 상장사의 지난 3분기 순이익 합계는 컨센서스(업계 예상치)를 20.4%나 밑돌았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매년 4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는 경계 심리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