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지속된 미국식 자본주의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미국은, 아니 미국의 대다수 국민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기존과는 180도 다른 대내외 정책과 시스템이 작동하길 원하는 갈망을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표출했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제조업 중심의 세상에서 금융업 중심의 세상으로 변한 지 한참 되었다, 그 배경에는 물가의 변화와 연준의 통화정책이 존재한다. 이후의 변화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본다.

첫 번째는 단기적으로 모든 자산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당장 10월 고용지표 호조로 12월 금리 인상이 예상되었으나 트럼프 당선 이후로 혼란스러운 시장에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연준의 태도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두 번째는 트럼프 당선 이전과 비교해 가장 크게 상승을 예상하는 부분은 물가이다. 기존까진 디플레 탈출이나 물가 정상화라는 관점이라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중장기 물가 상승 압력을 상당히 높이는 요인이다. 트럼프는 재정적자를 두려워하지 않을 듯하다. 따라서 이제는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쪽으로 봐야 한다.

마지막은 정책의 중심축이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다. 물론, 트럼프는 공화당의 후보이고, 이에 따라 재정 지출 보다는 감세를 선호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미국을 더 위대하게'라는 의제가 트럼프 공약의 가장 우위에 있고, 국방이나 안보와 관련된 예산은 확대가 예상된다.벌써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논의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브렉시트와 미국 대통령선거를 지켜본 많은 국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을 달래는 정책을 쏟아낼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의 형태는 기존의 통화정책이 아니라 재정정책이 될 것이다.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정책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현상들은 미국에서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대 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 정책이 마무리되면 그 후유증은 결국 재정정책으로 치료할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통상 정권이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정국안정을 꾀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직전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과는 달리 현실적인 면모를 보이며 세상에 다가갈 확률이 높다. 내년 1월 20일 대통령취임 등이 진행될수록 금융시장이 안도 랠리를 보일 수 있다.

한편, 트럼프가 제시했던 대선 공약에 기초해 볼 때 보호무역주의적 성향보다 성장 친화적인 성향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다.

허성준 동부증권 부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