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투자 썸뱅크 개설 땐 6개월

- 과도한 이벤트로 수익성 악화
- 서비스질 하락 '제 살 깎기' 우려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엄지족'이 늘면서 증권사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 무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길게는 10년 동안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대형 증권사들도 수수료 무료 기간을 대폭 늘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벌충하기 위해 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도 있다.

■증권사별 수수료 무료 이벤트 전쟁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최초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에게 10년 동안 온라인 주식매매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신규고객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 이벤트 가운데 무료 수수료 기간이 가장 길다. LIG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비대면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하면 주식 7년, 선물·옵션 1년 매매수수료가 무료이다.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의 주식매매 수수료가 5년간 무료다. 삼성증권은 온라인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주식거래 수수료를 3년간 받지 않는다.

BNK투자증권은 부산은행 모바일 은행인 썸뱅크에서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이달부터 실시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계좌는 스마트폰 썸뱅크 앱을 다운로드 받아 회원 가입 후 증권 메뉴에서 개설하면 된다. BNK투자증권은 '썸뱅크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11월 한 달간 다양한 고객사은 행사를 한다. 이벤트 기간 내 썸뱅크에서 BNK투자증권을 처음으로 개설한 전 고객에게 6개월간 온라인(HTS 및 스마트폰)주식매매 수수료를 면제하고 롯데 L.POINT 3000 포인트도 지급한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 증권 브랜드 '나무(NAMUH)'를 지난 6월 출시했다. 모바일 증권 나무는 20~30세대가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투자와 소비를 관리해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이다. 휴대폰 번호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번호로 활용한다. 모바일 계좌 개설 애플리케이션 1 minute를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주식거래 수수료는 0.01%이다.

이처럼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비대면 계좌개설 등에 맞춰 증권사들이 '엄지족'을 대상으로 한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 증권사 계좌를 가진 고객은 이동이 번거로워 다른 증권사로 잘 옮기지 않는 특성이 반영됐다"며 "컴퓨터를 이용한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MTS로 플랫폼이 바뀌는 격동기에서 고객 선점을 위한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또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을 단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해 다른 상품의 가입을 유도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 거래인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일평균 거래량은 전체 코스피 거래량의 30.9%를 차지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MTS 거래량은 전체 코스닥 시장 거래의 35.0%를 기록했다.

■제 살 깎아 먹기 경쟁 우려

한편 과도한 이벤트가 증권사 수익에는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주식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무리한 이벤트는 결국 증권사 간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라는 것. 이미 54개 증권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3733억 원에서 올 상반기 1조9491억 원으로 4242억 원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수수료 인하 경쟁이 과열되면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결국 피해는 고객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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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