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창조경제' 사업과 관련된 내년도 예산이 대규모로 삭감될 위기에 처하면서 부산을 포함한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먹구름에 휩싸였다. 특히 센터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예산 등을 지원하는 주요 대기업이 이번 파문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사업 목표가 정치적 리스크에 휘말려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8일 경제계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최순실 씨와 그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창조경제 사업의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치권의 내년도 예산 삭감, 전경련 및 대기업 수사 등으로 구심점 상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시작된 국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야권 의원들은 창조경제 주요 사업의 내년도 예산을 절반 이상 줄이거나 아예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예산(지역 센터별 10억 원)도 포함됐다. 이렇게 되면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 지원이나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센터의 핵심 사업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의 도화선이 된 미르·K스포츠 재단의 자금 모금 의혹과 관련해 전경련과 대기업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도 큰 악재다. 전경련은 현 정부 출범 초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기업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롯데그룹이 지원하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이번 수사 대상에 롯데가 포함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재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7명이 '독대'를 한 시점도 지난해 7월 창조경제혁신센터장들과의 간담회 직후였다. 검찰이 해당 기업들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경우 기업들이 센터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검찰 수사와 국회의 예산 삭감 등으로 센터 운영의 긍정적 취지가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조홍근 센터장은 "중소기업 지원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는 만큼 정치적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