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카드로 스토리텔링 교육
- 2년 간 3000번 시뮬레이션 거쳐
- 10만 개 소재 압축 80장에 담아
- 진로 상담·문제해결 능력 계발
- 기업 브랜드 홍보에도 활용
- 이야기 지도자 양성도 앞장
그림이 그려진 카드 80장에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담겼다. 와이스토리 윤성혜(34·사진) 대표가 만든 교구 '이야기 카드'다. 이른바 '스토리 텔링' 기법을 적용해 만든 이 교구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결말로 이어진다. 언제나 다른 서사구조가 나올 정도로 다양한데, 활용도도 못지않다. 위풍당당 여성 벤처인의 여덟 번째는 윤 대표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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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스토리 윤성혜 대표가 25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만든 교구를 보여주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이야기 카드, 직접 해보니
기자가 받은 그림카드는 모두 5장. 윤 대표도 다른 5장을 뽑았다. 각 2장씩의 찬스카드와 1장씩의 결말카드도 가져갔다. 방법은 가진 그림카드와 찬스카드를 모두 사용해 자신이 가진 결말 카드를 쓰도록 이야기를 유도해야 한다.
'말하기'에 부담을 느낀 기자는 우선 '비행기', '번개', '남성' 카드를 사용해 번개가 치는 날 비행기가 뜨지 않아 이 비행기를 타려던 남성이 애를 태우고 있다고 표현했다. 카드의 그림을 그대로 설명했을 뿐이다.
이어 윤 대표는 여성 사진 등을 사용, 이 남자는 원래 여행을 가려 한 것이며 여행지에는 여성이 기다리고 있다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후 두 사람이 만들어간 이야기는 '막장'으로 치달았다. 여성은 '전 남친'을 잊지 못했고, 기자가 처음 밝힌 남자는 여자친구의 '전 남친'을 떼어놓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게임은 기자의 승리로 끝났다. 기자가 가진 결말 카드는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가 용서를 빌었다'이며, 이야기 흐름에 기대어 지친 남성은 여자친구를 반대하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내용이다.
이야기 카드의 그림카드는 모두 80장. 카드의 배경에 관한 상상력을 더하면 말 그대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품은 셈이다. 같은 이야기는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구조다.
■어떻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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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카드' 등 와이스토리가 스토리텔링으로 만든 교구들. 서순용 선임기자 |
윤 대표는 이 교구를 만들기 위해 10만 개의 화소(이야기 소재)를 모았다. 대상은 세계인이 사랑하는 영화 300선, 초·중·고 교과서, 소설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윤 대표는 "교과서의 화학 분자 단위까지 '화소'로 사용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2년 동안 3000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이야기 카드'를 만들었다. 시뮬레이션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개연성이 있게 만들어지는지 주목했다. 그 결과 이야기 카드는 10만 개의 화소를 압축한 단 80장의 그림카드로 나왔다.
80장의 카드에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담겼다. 윤 대표는 "가령 발레리나 그림을 본 한 초등학생은 자신의 부모님이 이혼한 사실을 그대로 옮겨 설명하기도 했다"며 상상력의 무궁무진함을 강조했다.
2년 동안 축출하고 연구한 자료는 다른 업체가 '이야기 카드'를 그대로 베껴 만들 수 없는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윤 대표가 자유학기제 시행에 맞춰 '이야기 창작하기'라는 제목의 중학교 1학년 교재 집필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의 각 학교에서 '이야기 카드'를 정식 교구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활용도 다양
이야기 서사 구조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진로 상담이나 특정 상황에 부닥쳤을 때 문제 해결 방법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 대표는 "예를 들어 '기자'라는 직업을 목표로 가진 학생은 그림카드를 골라 기자의 일과를 상상하며 그림카드를 골라낸다"며 "그림과 함께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으므로 진로 상담에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와 연관되는 그림을 골라본 결과 상상력을 더하면 상당히 구체적이며 다양한 그림들을 골라낼 수 있었다.
이외에도 특정 상황에 대한 문제 해결, 과학원리 풀이 등도 그림카드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토리 텔링'이 더해진 '이야기 카드'는 기업 브랜드를 쌓을 수 있는 가능성으로도 열린다. 윤 대표는 "제과나 의류수출업체 역시 처한 환경에 따라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하면 홍보나 판로 개척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기업 브랜드 컨설턴트로 5년 동안 활동하다가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보고 창업했다.
현재 윤 대표는 사업 '파트너'를 넓히기 위해 올해 2월 서울 사무소를 차렸다. 윤 대표는 현재 '이야기 톡 지도자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년 동안 23기 2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해 일선 학교의 강사로 내보내고 있다.
이들 강사는 학생 지도를 통해 얻은 이야기 서사 구조를 윤 대표에게 가져오고, 윤 대표는 교육·예술·문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어 이들 서사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 사무소는 함께 연구할 '파트너'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만들었다.
윤 대표는 앞으로 기존 '이야기 카드'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한 120장 규모의 새로운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