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까지 16개월 연속 내리막
- 중국 제조업 자급률 높아지고
- 생산기지 베트남 이전도 한몫

부산의 대중국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이 미국 다음가는 부산의 수출 대상 국가이자 여전히 막강한 생산력과 구매력을 가진 나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역 경제정책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부산경제진흥원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부산의 대중국 수출액은 1억5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4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7.8%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7월까지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지난 8월 소폭(3.8%)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지난달 다시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와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분야의 부진이 대중국 수출 급락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경우 2014년 1~9월 누계 대중국 수출액이 3억8100만 달러였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1억8000만 달러로 감소했고, 올해는 9월까지 6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역시 지난해 1~9월 누계 대중국 수출액은 5900만 달러였지만 올해는 9월까지 수출액은 3700만 달러로 줄었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부산의 대중국 수출액 비중은 2011년 19.0%였지만 감소를 거듭해 지난해 14.0%로 떨어졌고, 올해 9월 기준으로는 12.8%까지 낮아졌다.

이처럼 부산의 대중 수출이 부진을 겪는 것은 중국이 철강, 석유화학 등 기초산업은 물론 첨단산업까지 중간재 조달에서 자급률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발표하고 제조업 분야의 기초기술 향상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 박재운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중국은 최근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과 품질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고, 국산화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조업의 스마트화와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추구하는 동시에 소비재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중 수출 부진의 또 다른 이유로 기업들이 임금 상승 등의 문제로 중국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는 현상도 꼽힌다. 실제 지난 7월 기준 부산의 대베트남 수출액은 7800만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증가했다. BNK금융경영연구소 조성제 소장은 "종전 중국에 있던 공장들이 베트남으로 옮겨가면서 중국 수출은 감소하는 반면 베트남 수출은 늘어나고 있다"면서 "수출국 다변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미국 다음으로 수출이 많은 중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병욱 민건태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