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원의 국비 지원이 예정된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공사를 대비한 대체부지 계획 마련을 두고 사업 실무진과 중도매인 간 입장 차가 극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가 대체부지 예산의 추가 지원을 검토하려면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부산시와 사업추진단이 공사 설계도 안 들어갔는데 관련 내역을 도출하는 게 쉽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중도매인은 조속한 대체위판장 마련을 촉구하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며 강경대응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1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총사업비 증액 적절성 검토 보고서에서 어시장 중도매인 등이 요구해온 대체 업무시설 비용이 미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어시장과 부산시는 1724억 원으로 예정된 현대화 사업비에 더해 282억 원의 추가 지원을 해양수산부를 통해 기재부에 요청했다. 지난 7월 기재부는 시장 내 시설에 대한 세부 설계의 적절성 여부를 KDI 용역을 통해 검증한 뒤 사업비 증액을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지난 3개월 동안 KDI 검토가 진행됐으며, 현재 막바지 최종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그 내용이 공개됐다.

현재 KDI는 "2014년 예비타당성조사 이후 1년 뒤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공사비 340억 원 증액 등 너무 많은 변경이 일어났다"며 "변경 사유가 다른 대외적인 변화는 없고 사용자의 요구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대체업무시설의 경우 막연하게 필요하다는 주장만 있을 뿐 면적, 시설, 이용자 등을 밝힌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보니 사업비 검토·반영이 어렵다는 게 KDI 입장이다.

시 측은 "어시장과 중도매인이 대체부지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예산을 요구할 근거를 내놔야 한다"며 "특정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 얼마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지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어시장 현대화사업 추진단 측은 총사업비 조정 이후 실시설계 과정에서 공사를 2단계로 할지, 3단계로 할지 등 공사 방식이 결정돼야 추가로 필요한 대체 업무시설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도매인 측은 "대체위판시설 관련 조치 없이 사업을 추진할 경우 현대화공사금지가처분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시에 통보했다. 

앞서 중도매인은 대체위판장 없이 공사를 진행할 경우 상권 이탈의 피해가 크므로 대체부지 없는 현대화 사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기본 및 실시 설계 이후 단계별 공사 계획이 나올 때 물가 인상 등을 반영한 총사업비 조정을 한 번 더 요구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승륜 기자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