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영국 남부 사우스햄튼은 널리 알려진 도시가 아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는 축구팀 이름 정도로 인식된다. 반면 해양스포츠와 관련된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사우스햄튼은 기억해야 한다. 인구 30만 명이 안 되는 이 도시가 세계 해양스포츠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국제요트연맹 역사를 보여주는 안내판.

먼저 세계 10대 보트쇼로 꼽히는 사우스햄튼 보트쇼가 매년 열린다. 런던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사우스햄튼으로 가면 고속도로 곳곳에서 '보트쇼'라고 적힌 안내판을 쉽게 볼 수 있다. 보트쇼가 사우스햄튼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눈치챌 수 있다. 사우스햄튼은 1997년 '사우스햄튼 국제 보트쇼법'을 만들어 행사 기간을 10일로 못 박았다.

또 사우스햄튼에 세계 해양스포츠를 이끄는 양대 기관의 본부가 있다. 세계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RYA(Royal Yachting Association)의 본부가 사우스햄튼에 있다는 것은 이미 소개했다. 여기에 세계 요트계의 심장인 국제요트연맹(ISAF)도 사우스햄튼에 둥지를 틀고 있다. 국제연맹이라면 엄청난 규모를 갖췄을 것이라 기대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2층 규모 사무실에 직원들도 20명 안팎이고 입구의 간판도 눈에 잘 띄지 않아 찾기가 어렵다.

사우스햄튼 취재에 동행한 방은준 씨는 "세계적인 기업인 로이드의 선박 관련 계열사 본사도 사우스햄튼에 있다"며 "국내에 많이 조명되지 않았지만 사우스햄튼은 해양 분야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