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두르는 한국
- 일본어민 우리수역서 조업
- 가을어기 내 협상재개 요구
# 시간끄는 일본
- 겨울엔 우리어민 일본서 조업
- 날짜 계속 미루며 실속챙기기
지난 6월 결렬된 한일어업협상의 재개 날짜를 두고 한일 양국 간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 어민의 우리 국내 수역 조업이 이뤄져 온 가을 어기를 협상의 유리한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수산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일본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한일어업협상의 재개 날짜를 잡기 위해 일본 정부와 접촉하고 있지만, 일본 쪽이 타국과의 협정 등을 이유로 재개 날짜 특정을 미루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일본과 올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조업을 위한 협상을 했지만, 국내 연승어선의 일본 EEZ 조업 척수 감축에 대한 견해가 엇갈려 결렬됐다. 이에 지난 7월부터 일본 EEZ 입어가 중단돼 여름 어기 내내 우리 어민에게 적잖은 피해가 있었다. 지난달 8일에도 한일 어업협상 제3차 소위원회가 열렸지만, 일본의 감척 요구와 우리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렬됐다.
수산업계는 일본 어민의 국내 EEZ 조업이 이뤄져 온 가을 어기 내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어민의 우리 EEZ 조업 수요가 높은 시기에 협상을 재개하면 협상의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6월 협상 때는 당시 국내 대형선망, 연승 등 어선의 일본 EEZ 조업 수요가 많은 점이 상대적으로 우리 정부 측 운신의 폭을 좁게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협상 재개 날짜 특정을 미루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수산업계에서는 자신들에게 좀 더 유리한 시점까지 협상 시기를 끌면서 우리 정부의 더 많은 양보를 얻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1월 이후 우리 어선의 일본 수역 조업이 시작되는 겨울 어기가 되면 협상이 우리 정부에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을 어기 협상이 재개하더라도 일본 측이 전가 보도처럼 휘둘러온 '중고선 수출 제지' 카드를 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이미 한국에 중고선 수출을 하지 않으려는 일본 쪽 낌새가 보인다. 대형선망 등 국내 업계의 일본 중고선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중고선 수출 문제는 한일간에 이미 합의된 사항이다. 협상에서 새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계속 협상 재개가 지지부진한데,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 외교 부처의 힘을 빌려서라도 연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