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시기 빨라지고 오래 지속
- 연구 부족하고 관측 외 대안 없어

양식 어패류의 대량 폐사를 일으키는 '빈산소수괴'가 매년 늘지만, 원인 규명과 함께 차단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성과가 없다 보니 양식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빈산소수괴 추이 분석 결과 최근 빈산소수괴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빈산소수괴는 바다 저층 내 녹아있는 산소의 농도가 통상 3㎎/ℓ 이하로 부족한 물덩어리를 말한다. 남해안 진해만, 고성만, 자란만 등 내만의 패류 미더덕 멍게 굴 등 양식장 대량 폐사를 일으켜 '공포의 물덩어리'로 불린다. 분석 결과 1990년대 7월 초 발생해 7개월 지속하던 빈산소수괴가 2000년대 6월 중순 발생 4개월 지속, 2012년 이후 5월 하순 발생 5개월 지속 등으로 매년 발생 시기 빨라지고, 지속 기간이 길어지는 점이 확인됐다. 올해에도 지난 5월 25일 진해만에서 빈산소수괴가 발생해 소멸하지 않았다. 아직 이 현상의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황. 통상 기온이 높아지거나 강우량이 급증해 바닷속 표층과 저층 간 수온, 염분 차이가 커지면 표층에서 저층으로 흘러들어 가는 용존 산소의 흐름이 단절돼 빈산소수괴가 발생한다고 연구자들은 추정한다.

이렇다 보니 관측, 예방 외에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대안도 없다. 올해 수과원은 빈산소수괴 발생 해역의 ICT 기반 관측 시스템을 기존 4곳에서 8곳으로 확대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과밀 양식으로 인한 어장 오염 등 원인이 나오면 양식장 청소나 재배치 등 개선 사업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속보가 나오면 피해 예방 지침 하달 외에 달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도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굴수하식수협 관계자는 "폐사를 원천 차단할 방법이 없다"며 "양식물을 매달아 놓은 줄(수하연) 높이를 조절하도록 권고하지만, 자칫 수온 변화로 2차 피해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양식 어민은 "2013년 업계가 60여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안다"며 "예방만 살길이라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