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대학의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거액의 출연금이나 기부금을 내던 기존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은행 이용자에게 출연금 등 과도한 이익 제공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금융권에 내재된 불합리한 영업 관행 시정방안'을 발표했다. 시중은행은 2012~2015년 지자체와 대학 등에 출연·기부금으로만 연간 2000억 원을 썼는데, 이런 '리베이트식' 이익 제공으로 늘어난 영업 비용이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지자체나 대학 등에 출연·기부금을 제공할 때 준법감시인에게 보고만 하면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출연·기부금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이사회 결의도 거쳐야 한다. 금감원은 내년 1분기 중 이런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는지 점검한다.
올해까지 부산시 주금고를 맡고 있는 BNK금융그룹 부산은행은 4년간 230억 원, 부금고인 KB국민은행은 100억 원을 출연금으로 냈다. 각 구·군금고 은행도 1억~7억 원의 출연금을 제공하고 있다. 부산대학교의 경우 주거래은행이 20년간 100억 원을 기부금 형식으로 학교 측에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은 지난 7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정 은행법에 따라 은행 이용자에게 사회통념을 벗어나는 과도한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게 됐다"며 "이런 내용이 지켜지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감독해 절차상 하자가 있는 은행은 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출연·기부금 제공과 관련된 절차가 강화됐지만 주거래은행 선정 입찰에 있어 비중이 큰 출연금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비정상적인 출혈 경쟁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