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 산별단체협상 사실상 중단
- 2·3차 파업 가결땐 사태 장기화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으려는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업계 전반에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쉬운 해고'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노조 측과 경영 악화 탓에 해당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사용자 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총파업 사태의 장기화와 고객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2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성과연봉제 저지 ▷관치금융 철폐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을 위한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19일 밝혔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결의대회 개최 당일 2·3차 총파업에 대한 의결도 진행한다.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올해 금융개혁의 핵심과제로 제시한 성과연봉제는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1차 총파업을 나흘 앞둔 이날 현재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한 금융권 노사의 산별교섭은 사실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신한·우리·KEB하나·KB국민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금융노조의 임단협 파트너인 사용자협의회를 해체하며 노조와 단체 협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와 예대마진 축소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임금·저효율의 현행 임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동일한 직급에서도 최대 40%의 임금 격차가 나거나 '쉬운 해고'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만약 오는 23일 2·3차 총파업까지 가결되면 은행권 내 노사 갈등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10만 명 정도의 노조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비상체제를 가동하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은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 중이며, 우리·신한·KEB하나은행 등도 비상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비상상황에 대비하고자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노조의 추산과 달리 10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총파업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