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 대한민국 대표 수출 수산물인 '김'의 해외 공급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수산무역협회는 김 가공·판매 회원사의 미국 수출용 김 제품을 실은 컨테이너가 부산항 야적장에 묶여 선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보통 컨테이너가 야적장에 들어가면 선적 때까지 1~2일 소요되는데, 현재는 10일 이상 지연되고 있다.이들 제품이 선적돼 수출길에 오른다 하더라도 부산에서 미국 동부까지 배로 40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말이 돼야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수출용 김 대부분이 기름과 소금이 가미된 조미제품이다 보니 장기간 컨테이너에 방치되면 외부 열기에 의해 산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진공 포장되는 김 대부분은 비용을 낮추기 위해 냉장·냉동 컨테이너 대신 드라이 컨테이너에 보관된다. 협회 측은 미국 현지 수입업체의 대규모 배상청구나 거래 취소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한국의 미국 내 김 수출 목표치는 8000만 달러로, 이 중 부산세관에 9월 현재 수출 등록한 조미김 양은 39t(35개 업체)이다. 하지만 선적되지 못한 김의 양이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 추산이 안 되는 상황이다. 협회 배기일 회장은 "피해 업체 대부분이 초유의 사태를 맞아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