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 운영 외교적 역할 중요
- 환적화물 문제 땐 신뢰 타격"

"시간이 지나면 다 죽는다." 부산항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 사장들이 최근의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참았던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항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 사장들이 7일 부산항만공사 중회의실에서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비상 대응계획 등을 논의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7일 부산항만공사(BPA)에서 열린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사장단 긴급 간담회에서 한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한국이 현 상황에 대한 아무런 해법을 내놓지 못해 경악하고 있다"며 "선박 운영은 전 세계적 문제로 정부의 외교적 역할이 시급하다. 물류가 막혀 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머스크라인, CMA-CGM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이들이 한진의 물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NCT 존 엘리어트 사장은 "2001년 조양상선이 파산했을 때 지중해의 환적허브항에서 일을 했었다. 당시 환적화물 고객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환적화물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들 고객은 부산항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부산항 물류 흐름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정체 화물들 때문에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환적화물 문제에 대해 BPA가 해결해야 부산항의 신뢰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터미널 관계자는 "컨테이너가 쌓여서 터미널 마비가 우려된다. 지금 누군가가 (화물혼란에 대해) 책임 있는 발언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PA 우예종 사장은 "하역 시스템에서 비용 때문에 문제가 되면 우리가 부담하겠다. 현재 한진해운이 속해 있는 CKYHE 얼라이언스 선사들이 엄청난 항의를 하고 있다. 이 얼라이언스 선사들의 항비 면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진해운의 회생을 촉구하는 부산지역 해운·항만·시민단체가 7일 서울에서 상경집회를 열고 정부·채권단과 한집그룹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