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6일째인 5일 한진해운 선박 79척이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한진 몬테비데오호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 외항에 정박해 있는모습. 연합뉴스 |
■부산항과 기약 없는 작별
5일 부산항만공사(BPA)와 한진해운, 한진해운신항만터미널(HJNC)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께 HJNC에 입항한 한진저머니호가 컨테이너 1142개를 하역한 후 이날 정오 출항해 외항 정박 상태에 들어감으로써 더는 부산신항에 입·출항할 예정인 한진 소속 선박은 없다.
부산항 북항 역시 이날 오전 10시 감만터미널에 입항한 한진닝보호가 컨테이너 1081개를 내려놓고 공해 상으로 떠나면 당분간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작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PA 측은 이날 현재까지 하역작업을 하지 않은 한진관세음호(1만 TEU급)와 한진시애틀호(8000TEU급) 등 2척이 부산신항 바깥쪽에 대기 중이지만, 입항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들은 모항인 부산항과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된 셈이다.
BPA 관계자는 "한진관세음호와 한진시애틀호의 경우는 애초 7일께 부산 신항과 광양항에 입항할 계획이었으나 당분간 입항을 유보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현재 전 세계 공해 상에서 떠돌고 있는 선박 40여 척이 결국 부산항으로 귀항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BPA는 원활한 선적 및 출하 불능 사태로 인해 한진터미널 내 야적장의 장치율이 '높음' 단계인 80%에 육박하면서 타 선사 선박에 대한 정상적 선·하적에 어려움이 가중되자 이날부터 6000TEU 규모인 공컨테이너 장치장으로 한진해운 관련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외국 거점항 입항 유도"
이날 전 세계에서 기동 중단된 비정상 운항 선박이 전날보다 11척 증가한 총 79척으로 집계됐다. 정부 합동대책 태스크포스(TF)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운항 선박 141척 중 79척(컨테이너선 61척·벌크선 18척)이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TF에서 파악한 결과 한진해운이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은 97척이며, 이 가운데 정상운항 중인 선박이 36척, 비정상운행이 61척이었다. 비정상 운행 61척 중에는 공해 상 대기 선박이 47척이고 입출항 거부 등으로 접안이 어려운 선박이 12척(가압류 1척, 선주 회수 결정 2척 포함)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36척 역시 오는 9일 정도가 되면 비정상 운항이 예상된다. 비정상 운항이 이뤄지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 일본, 스페인, 캐나다 등이다.
이와 관련,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미국과 독일 함부르크, 싱가포르 등 해외 거점 항만으로 한진해운 선박을 이동해 선적 화물을 안전하게 하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에 있는 선박은 지난 2일 한진해운이 요청한 (화물) 압류금지신청을 받아들여 7일께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고 함부르크의 경우 압류신청만 해도 하역 협상이 가능하다. 싱가포르는 압류금지 신청 없이 항만당국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진해운이 국제적인 지급 불능상황을 다루는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라 지난 2일(현지시간) 뉴저지 주 뉴어크 소재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4일 자로 보도했다. 이는 한국의 법정관리 신청과 비슷한 개념이다. 법원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이면 한진해운 채권자들은 한진해운의 미국 내 자산을 압류하지 못하며, 다른 법적 절차도 진행하지 못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진해운이 파산하게 되면 역사상 가장 큰 컨테이너 운송업체의 파산으로 기록된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