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개 전문 운용사와 경쟁 예고
- 주식형펀드 인기 식자 대안 부상
- 고액 자산가·공격적 투자자 관심
금융당국이 지난 5월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증권사의 헤지펀드(hedge fund) 시장 진입을 허용하면서 '한국형 헤지펀드'로 불리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는 증권사와 전문 운용사가 연내에 50곳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전문 운용사를 중심으로 44개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더 넓게 열리는 셈이다.
■NH증권 업계 최초 헤지펀드 출시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헤지펀드인 'NH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지난 8일 출시했다. 초기 운용 규모는 자기자본 2000억 원과 농협상호금융 투자 500억 원을 합쳐 총 2500억 원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400억 원의 외부 투자 등을 추가로 유치한 뒤 3000억 원 수준으로 운용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가 헤지펀드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자산운용사 인가 정책 개선방안'을 통해 증권사들의 헤지펀드 시장 진입을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헤지펀드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운영하는 사모펀드를 말한다. 통상 투자자들은 단기이익을 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방식을 따른다.
NH투자증권뿐 아니라 토러스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증권도 최근 금융위에 인가 신청을 냈다. 현재 이들 두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공모주와 수익형 부동산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채권형 헤지펀드를 검토하고 있다. 교보증권 역시 조만간 헤지펀드 등록 신청을 낼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안에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LIG투자증권은 최근 사모펀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IBK투자증권과 신영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사모펀드 등록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헤지펀드 자금 유입 가속화 전망
이처럼 국내 주요 증권사가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거나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그 대안으로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헤지펀드가 고액 자산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 수준으로 다른 상품보다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수익이 나는 투자처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헤지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헤지펀드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는 가운데 국내 44개 운용사는 이미 133개 헤지펀드를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헤지펀드 운용사의 총자산 규모(AUM)는 지난달 말 기준 5조6126억 원이다. 4년 전인 2012년 9월만 해도 7884억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3조 원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3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운용사별 AUM을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1조2621억 원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5776억 원으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이어 ▷안다자산운용(4687억 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3968억 원) ▷쿼드자산운용(2763억 원) ▷브레인자산운용(2562억 원) ▷라임자산운용(2201억 원) ▷DS자산운용(1710억 원) 등의 순이다.
한편 헤지펀드는 외부에 공개되기를 꺼려하는 고액 자산가나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주로 찾고 있다. 롱숏과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채널을 운용 전략으로 활용해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단순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을 키울 가능성을 높인다. 롱숏 전략은 매수를 의미하는 롱(Long)과 매수를 뜻하는 숏(Short)을 복합적으로 구사하는 투자 기법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