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률 예측도 계속 수정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가 발표되면서 한국은행의 부정확한 경제 전망이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초 제시된 전망치와 실제 수치가 큰 차이를 보여 한은이 '경제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이 지난 26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국내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와 2.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감소율은 3.5%로 집계됐다. 그러나 한은은 지난 1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정부의 공공기관 투자 확대와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 등을 거론하며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3.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치와 실제 수치 간 차이는 무려 6.5%포인트나 된다.

상품 수출의 경우 한은은 올해 상반기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로 한국의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한은은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는 건설투자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가 4.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10.2%로 배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 경제 성장률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한은의 전망치가 수정되는 현상이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올해 들어 세 차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낮췄다. 지난 1월에는 3.2%에서 3.0%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4월에는 2.8%로 수정했고 지난 14일에는 2.7%로 0.1%포인트 또 떨어뜨렸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경제에 대한 판단이 잘못되면 적절한 정책대응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28일 지적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