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동호인 선호 딩기요트 체험
- 이론 교육 후 광안대교까지 항해
- 바닷물에 얼굴 적시니 더위 싹

- 요트학교서 초·중급반 나눠 교육
- 졸업 후에도 학교 찾아 취미 붙여
- 클럽 가입땐 공용 배로 활동 지속

해양스포츠 시리즈 기사 마지막은 체험이다. 그동안 시리즈 대미는 전문가들의 좌담회 형식으로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좌담회는 말 그대로 좌담회에 그치고 정책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생각했다. 시리즈 기사의 목적이 해양스포츠 생활화다. 그런 취지에 맞게 기자가 직접 해양스포츠를 체험하고 생활로 정착시키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딩기요트 체험이다.

	요트학교 참가자들이 배를 타기 전 설명을 듣고 있다.

■바다, 무한한 자유

먼저 공개할 것이 있다. 기자에게 딩기요트는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있는 요트학교에서 딩기 초급 과정을 수료했다. 요트라면 대부분 사람은 초호화 요트를 먼저 떠올리는 데 딩기는 1, 2인승이다. 모터 없이 오직 바람의 힘으로 나가며 사람의 몸으로 균형을 잡는다. 그래서 전문용어로 캡사이즈(전복)가 수시로 발생한다. 그럴 때는 무조건 혼자 힘으로 배를 원상복구시켜야 한다. 물론 요트학교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 하나가 전복됐을 때 대처방법이다. 또 딩기요트를 띄울 때는 반드시 구조정이라 불리는 모터보트가 동행한다. 안전을 위해서다. 요트는 규칙만 지키면 절대 안전한 스포츠다.

이제 이번 체험으로 넘어가자. 지난 8일 기자가 탄 배는 선수나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딩기요트의 간판인 레이저다. 참고로 한국 요트계의 대표적인 스타인 하지민(해운대구청) 선수가 리우올림픽에 참가하는 종목이 레이저다. 기자를 위해 국가대표 출신 박성진 코치가 지도했고 한국해양대 김태환 선수가 시범을 보여줬다. 박 코치는 먼저 범장(세일 등 장치를 설치하는 것)부터 요트의 기본적인 진행 원리와 조종 요령 등을 설명했다. 이론 교육이 끝난 뒤 김태환 선수가 조종하는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그것도 단숨에 계류장을 벗어나 광안대교 밑까지 갔다. 거기서 김태환 선수는 박 코치가 탄 구조정으로 옮겨가고 혼자 요트에 남았다. 기자는 박 코치의 지도로 요트 조종의 기본이자 핵심인 태킹(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전진하다 방향을 바꾸는 것)과 자이빙(바람을 받으며 나아가다 방향을 바꾸는 것)을 연습하면서 감각을 익혔다. 레이저는 무척 예민하다. 바람이 세게 불거나 러더(방향키) 조작을 잘못하면 배는 금방 뒤집힐 듯이 기운다. 그럴 때는 반대쪽으로 몸을 이동한 뒤 체중을 이용해 배를 평형 상태로 복구시켜야 한다. 선수들 경기를 보면 요트에 다리만 걸친 채 뒤로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요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실시하는 하이크 아웃이란 기술이다.

몇 차례 전복 위기를 넘기면서 조종 감각을 익히게 되자 박 코치가 마음대로 가보라고 지시했다. 이때다 싶었다. 기자는 바람을 맞으면서 신나게 질주했다. 배가 기울면 초보자인 처지에 겁도 없이 하이크 아웃을 시도했고 바닷물이 시원하게 얼굴을 때렸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바람이 너무 세 통제가 안 될 때도 있었는데 배가 뒤집힐까 봐 살짝 무서웠다. 그런데 그 두려움보다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쾌감이 더 컸다. 요트의 묘미였다. 워낙 용을 쓰고 타 온몸이 뻐근할 즈음 첫날 교육이 끝났다. 그리고 다음 날 기자는 레이저를 타고 기세등등하게 계류장을 벗어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런 바다는 처음 겪었다. 마치 호수 같았다. 요트는 그냥 바다 위에 둥둥 떠다녔고 멋진 폼을 잡고 사진을 찍으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결국 사진은 그냥 요트 위에 멋쩍게 앉아 있는 장면만 잡혔다. 망했다.

■요트를 즐기려면

	기자가 지난 8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인근의 바다에서 딩기요트 레이저를 타고 있다. 바람이 세게 불지 않아 멋진 모습을 연출하는 데 실패하고 멋쩍게 앉아 있다.

초보자는 요트학교에서 정식으로 배워야 한다. 놀라지 마시라. 주말 이틀 동안 요트 교육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은 하루 1만 원씩 딱 2만 원이다. 2014년까지 주말 6만 원이었다가 지난해부터 내렸다. 그래서 한 해 3000명 수준의 교육생이 지난해 5000명으로 훌쩍 늘었다. 교육 종류는 딩기와 크루즈로 나뉘며 초급과 중급 과정으로 구분해 배울 수 있다. 교육을 받으면 세계 어디서나 요트를 빌리거나 전세를 낼 때 제시할 수 있는 국제 세일링 로그북을 준다.

그런데 요트학교 졸업 후 문제가 발생한다. 취미로 요트를 타고 싶어도 방법이 많지 않다. 딩기요트 문화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동호인 클럽이나 배를 보관할 장소 등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는 요트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계속 요트학교를 찾아 교육을 받으며 요트를 즐긴다.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다면 부산딩기요트클럽을 추천한다. 2002년 창립한 요트클럽은 30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한다. 모두 요트학교 출신이다. 회원 대부분 레이저를 소유하고 있는데 클럽 공용 배가 있어 반드시 배를 살 필요는 없다. 배는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새것은 1000만 원, 중고는 500만 원 내외다. 클럽에 가입하면 전담 코치의 지도를 받고 구조정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요트를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딩기요트에 입문해서 동호인이 되는 방법까지 소개했다. 요트에 흥미가 생긴다면 먼저 요트학교 문을 두드려 보자. (051)747-1765


# 해양스포츠 활성화 '전문가 자문기구'로 돌파구 찾자

해양스포츠 수도 부산을 만들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부산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문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가 해양스포츠를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고 활성화에 나섰지만 방향을 제시할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해양레저과 출범에 맞춰 올 연말까지 외부 기관 용역을 통해 '해양레저 스포츠 활성화와 해양관광 연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런 시의 행보에 전문가들은 긍정보다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행정 공무원과 한두 명의 전문가가 주도하는 계획이 과연 부산의 해양스포츠 발전 방안으로 적합한지 검증되지 않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자문 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학계와 현장, 행정 기관에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협의를 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자문 기구를 통해 부산 해양스포츠의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실행 계획까지 세우자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한 전문가는 "해양스포츠는 여러 분야가 결합돼 있어 한두 명이 주도할 수 없고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토론하면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해양스포츠 활성화 방안이나 전문 인력 양성, 세계적인 트렌드 파악 등은 몇 명이 고민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부산 해양스포츠를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면 전문가들의 모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끝〉

◇ 부산 해양스포츠 아카데미 현황　　　  이름 기간 장소 운영단체 연락처 부산요트학교 연중 수영만 요트경기장 부산요트협회 747-1765 카이트보딩 아카데미 5.1~ 9.30 다대포해수욕장 대한카이트보딩협회 220-4162 송도마린아카데미 5.1~ 9.30 송도해수욕장 해양소년단 부산연맹 717-2883 샛강 카누(카약)탐사 5.1~ 9.30 삼락수상레포츠타운 해양소년단 부산연맹 070-4140-0006 수상레포츠  무료체험교실 5.1~10.30 부산수상레포츠스쿨 해양소년단 부산연맹 070-7540-6621 카누아카데미교실 5.1~10.30 서낙동강 카누경기장 부산시 카누연맹 941-1556 서핑 아카데미 교실 5.1~10.30 송정해수욕장 해운대구 체육회 749-5010 한국해양대 딩기교실 5.1~10.31 한국해양대 한국해양대  해양체육학과 410-4790 부산해양·조정학교 5.1~11.20 서낙동강 조정경기장 부산시 조정협회 973-2017 SUP 아카데미 9.1~10.31 광안리해수욕장 대한서핑협회 746-3753 ※자료 : 부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