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별소비세 재인하 등 내수 부양책을 썼는데도 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전 분기 대비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한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면서 '저성장 고착화'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 손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돈이 쥐어졌는지를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도 5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돼 정부가 정한 올해 목표 성장률(2.8%)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올해 2분기 GDP가 전 분기(372조3722억 원) 대비 0.7% 증가한 375조401억 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분기 성장률(0.5%)과 비교해 0.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정부가 다수의 소비 진작책을 추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분기 성장률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국내에서는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악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2분기 0.6%에서 지난해 2분기 0.4%로 내려앉았으나, 같은 해 3분기에는 1.2%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4분기에 다시 0.7%로 내려간 이후 3개 분기 연속 '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교역량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등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2분기 GDI는 마이너스(-) 0.4%를 기록하며 2011년 1분기(-0.3%)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 3.5%였던 GDI 증가율은 2분기(1.0%)부터 4분기(0.7%)까지 1.0% 안팎을 기록하다가 올해 1분기에 3.0%로 상승했다. 하지만 2분기에 다시 곤두박질쳤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올해 2분기 국산 자동차의 내수 판매 증가율은 16.8%로 1분기 증가율(8.3%)보다 배 이상 높았다. 1분기에 -7.4%를 기록한 설비투자는 2분기에 2.9%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산의 7월 소비자 심리지수(98)도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르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