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 등 드라마 제작사株도 인기
- '함부로…'관련 주 예상 밖 하락

여름방학과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흥행 대박'이 예상되는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되면서 해당 작품을 제작·배급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부 영화는 올해 첫 '1000만 관객 돌파'까지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이에 따른 실적개선 전망 등과 맞물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국내 영화 시장이 상반기보다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종목에 대한 인기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주요 배급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영화들이 '예상 밖 부진'을 겪을 수 있는 데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상 흥행 몰이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어 신중한 투자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행' 배급사 주가 14.81% 상승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둔 주요 영화 관련 종목은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E&M) 등으로 요약된다. NEW는 이날 정식 개봉한 '부산행'과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태양의 후예' 등을 배급한 회사다. 부산행은 지난 주말(16·17일) 사전 개봉 당시 56만3000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올해 하반기 개봉하는 영화 중 첫 '1000만 영화'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같은 기대감 덕에 코스닥시장에서 NEW의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 1일 1만2150원에서 19일 1만3950원으로 14.81%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상승률(2.66%)보다 5.5배 컸던 셈이다. 더욱이 NEW는 부산행에 이어 조인성과 정우성 등이 출연하는 '더킹'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오빠생각'(1월·107만 명)과 '널기다리며'(3월·64만 명) 등 올해 상반기 NEW가 내놓은 영화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며 "하지만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회복 시그널'이 예상돼 기업의 가치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쇼박스도 200만 관객을 돌파(지난 17일 기준)한 '굿바이 싱글'과 다음 달 10일 개봉하는 하정우 주연의 '터널'이 영화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으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쇼박스의 주가는 7360원에서 7820원으로 6.25% 올랐다. 쇼박스는 터널 외에도 '키 오브 라이프'(유해진 주연)와 '살인자의 기억법'(설경구 주연)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교보증권 정유석 연구원은 "이들 영화의 흥행 정도에 따라 쇼박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인천상륙작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이정재와 헐리우드 배우인 리암니슨 등이 주연을 맡아 벌써부터 영화 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지난 1일 6만9800원에서 19일 7만4900원으로 7.31% 상승했다. 특히 13거래일 중 이 종목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하락한 날은 3거래일(4일·6일·13일)에 불과했다.

■인기 드라마 관련주도 고공행진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관련주도 눈여겨볼만 하다. 수목 드라마 'W'(이종석·한효주 주연)의 제작사인 초록뱀의 주가는 같은 기간 3550원에서 3820원으로 7.61%, 황정음과 류준열 등이 출연하는 '운빨로맨스' 제작사인 화이브라더스는 8500원에서 9670원으로 13.76%나 상승했다.

이처럼 흥행 대박이 예상되는 영화와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관련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나 '무작정 투자'에 대한 경계감도 크다. 해당 작품의 관객 수나 시청률 등이 언제든지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목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김우빈·수지 출연)의 제작사인 IHQ의 주가는 지난 1일 3015원이었으나, 경쟁작인 'W'의 첫 방송(20일)을 하루 앞뒀던 19일에는 2325원으로 22.89%나 떨어졌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