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없는 단지는 미분양 속출
- 1순위 마감 비율도 대폭 하락
정부가 이달부터 아파트 중도금 대출(집단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청약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입지 여건이 좋고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리는 반면 그렇지 않은 단지는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청약에 나선 전국 16개 아파트 중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9개(56.3%)에 불과했다. 이들 단지는 모두 중도금 대출 규제 대상이다. 이달 초 청약을 진행했으나 대출 규제 시행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12개 단지의 경우 10개 단지(83.3%)가 1순위에서 마감된 것과 비교하면 1순위 마감 비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전체적으로 1순위 마감 비율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청약 열풍이 계속되는 지역도 있다. 대림건설이 지난 14일 김해 장유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장유2차'는 최고 76.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타입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신동아건설이 지난 8일 세종시에서 분양한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의 경우 평균 201.7 대 1, 최고 209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세종시 분양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계절적 비수기라는 악재 속에서도 뛰어난 입지 여건과 저렴한 분양가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입지 여건이 나쁜 단지는 청약 미달이 속출했다. SK건설이 지난 14일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인천 송도 SK뷰'는 1순위는 물론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해 273가구가 미달됐다. 지난 13일과 14일 청약을 진행한 경남 거제의 '장승포 스타디메르'도 1, 2순위에서 모집가구 수를 모두 채우지 못해 15가구가 미달됐다. 경기도 용인의 '동도센트리움(184가구)'의 청약률은 52.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집단대출 보증 규제 강화로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가 1인당 2건, 총금액은 6억 원(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3억 원)으로 제한돼 소위 '돈 되는 아파트'만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중도금 대출에 제한이 없었을 때는 '묻지 마 청약'이 기승을 부렸으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분양가가 저렴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거나 입지 여건이 탁월한 단지에만 청약자들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도금 대출 규제 이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분양하는 '온천동 한진스카이뷰'와 '범양레우스 센트럴베이'의 청약경쟁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