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 부산시·시행자 관계 안갯속 불구
- 지역 전략산업 지원 '규제프리존'
- 북항마리나 개발방식 변경 변수
# 해양스포츠 여건 조성
- 어장 축소로 레포츠 공간 늘어
- 해수욕장 관리 기초단체 이관
- 법 개정에 요트관광 호재 작용
해양스포츠를 활성화시키려면 바다를 가로막는 문을 열어야 한다. 그러려면 열쇠가 필요하다. 본지 취재 결과 열쇠는 먼 곳에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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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양스포츠 핵심 시설인 수영만 요트경기장 전경. 국제신문DB |
■요트장부터 해결하자
부산 해양스포츠 핵심은 수영만 요트경기장이다. 1986년 문을 연 요트장은 448척을 수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또 도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입지 조건으로만 따져도 국내에서 가장 뛰어나다. 부산 해양스포츠가 발전하려면 8년 동안 논란에 휩싸인 요트장 재개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요트장이 가장 중요한 열쇠다.
요트장 재개발을 논의하기 전에 우선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마리나항만 건설에 관한 부분이다. 정부는 해양관광 인구가 증가하는 것에 맞춰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리나항만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9년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전국 58개 지역을 마리나항만 예정구역으로 고시했다. 부산은 수영만과 북항 등 6곳이 지정됐다. 문제는 이 법에 따라 마리나항만을 개발하려면 최소 수백억 원이 필요하고 아직 개발과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는 해양스포츠 현실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마리나항만 개발은 시기상조이고 정부가 무리하게 끌고 간다고 지적한다.
이제 요트장 재개발 문제를 살펴보자. 현재 상황은 한마디로 안갯속이다. 지난 3월 협상이 결렬됐지만 부산시와 재개발 사업시행자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여기에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규제프리존특별법'의 처리 여부에 따라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이 법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의 지역별 전략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은 해양관광과 관련한 규제 완화를 건의했고 요트장 재개발과 연관된 내용도 들어있다. 이는 시가 여전히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내포하지만 시는 재개발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재개발 방향은 어디로?
원론적으로 보면 요트장 재개발은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공공개발과 민간투자 등으로 가능하다. 이 중 시는 민간투자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시가 민간투자를 원하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가 꼽힌다. 우선 겉으로 드러난 것은 재개발에 필요한 돈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거점형 마리나항만 공모에서 지정된 해운대 운촌항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민간사업자인 삼미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국비 300억 원을 지원받는다. 시는 이 돈으로 동백섬 입구에 숙원사업이던 방파제를 건립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솔직하게 말하면 운촌항 마리나항만 개발보다 동백섬 입구 방파제 건설이 더 중요하다"며 "시의 열악한 재정으로 방파제를 짓지 못해 정부 공모 사업을 택했다"고 털어놨다.
또 하나의 이유는 미묘하다. 요트장 재개발은 허남식 시장 재임 때 시작해 현 서병수 시장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일부 시의원과 시민단체, 지역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고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런 상황에서도 민간투자 방식이 진행됐다. 이는 단순히 자금이 부족해 민간투자를 유도했다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반대 여론이 많은 민간투자와 달리 공공개발은 전문가와 시민단체, 시민들이 지지한다. 공공개발을 뒷받침할 근거도 제시됐다. 2013년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와 시민을 위한 재개발 추진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놓은 '재개발사업 타당성 분석 검토보고서'를 보면 공공개발할 경우 사업비 500억 원대가 투입돼 비용편익비율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고로 민간투자 사업으로 할 경우 사업비는 1600억 원대였다. 여기에 지난 4·13총선 직전에는 지역구 후보들이 공공개발을 하겠다는 협약서를 체결해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최근 중요한 변수가 하나 발생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북항 마리나를 공공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애초 BPA는 싱가포르 SUTL의 투자를 유치해 마리나를 개발하려고 협상하다가 결렬됐다. 결국 BPA는 500억 원 한도의 예산을 투입, 공공개발한 뒤 전문 운영사가 경영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바꿨다. BPA 변화가 요트장 재개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알 수 없다.
■무너지는 장벽
해양스포츠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열쇠는 어장의 축소다. 이는 상대적으로 해양스포츠를 위한 공간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부산지역 어민의 경우 2005년 1만800명에서 2014년 5324명으로 줄었다. 또 어업권과 어장의 규모도 대폭 감소했다. 2005년 마을, 정치, 양식, 내수면 어업면허가 155건에 3436만 ㎡이었는데 2014년 148건에 2636만 ㎡로 축소됐다. 어업권은 10년 이내 기한으로 관할 기초지자체가 어업구역의 상태를 측정해서 갱신한다. 특히 수영구의 경우 해변에서 수심 5m까지의 마을어장이 2014년까지 114만 ㎡이었는데 지난해 갱신하면서 15만2000㎡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 중요한 열쇠다. 이 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해수욕장 관리를 해당 기초지자체가 맡는 것이다. 이는 기초지자체 의지가 있다면 여름철 해수욕장의 일부 구간을 해양스포츠에 할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는 해수욕장에서 영업하는 지역 단체 또는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여기에 크루즈요트 관광도 탄력을 받는다. 지난해 마리나항만법 개정으로 마리나업에 관한 규제가 완화됐다. 특히 수상레저안전법에서 금하는 술을 판매·제공하는 행위가 마리나항만법에서는 가능하다. 현재 부산에는 23곳의 업체가 26척을 등록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마리나항만법이 지나치게 규제를 풀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희국 유정환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