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개발형 값싼 프로그램 주력
- 운영난은 시비 지원으로 버텨
- 정작 동호인 뒷전…활성화 한계
- 각종 인허가 ·사용료 부담에
- 민자 업체는 더 힘든 나날
- 2곳은 건물 짓고도 개장 못해
부산시는 2007년부터 해양스포츠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아직 출항조차 못하고 있다. 현재는 해양스포츠 활성화보다 고사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부산에는 국·시비 지원을 받아 건설된 공공개발형 해양스포츠 시설 8곳, 민간투자형 시설 5곳 등 13곳의 시설이 있다.이들의 운영 상태를 보면 부산 해양스포츠 현실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체험뿐…활성화 하세월
공공개발형 시설 8곳 중 부산시가 요트장, 강서구가 조정·카누장을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 6곳은 해양스포츠 관련 기관에 위탁 운영된다.
본지 취재 결과 시설 대부분이 무료 또는 저렴한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근근이 운영되고 있었다. 문제는 체험 프로그램 대다수가 시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는 체험 프로그램을 시가 지원하지 않으면 각 시설의 운영이 어렵다는 뜻이다. 시가 올해 보조한 예산은 3억3900만 원이며 카약 딩기요트 SUP 바나나보트 체험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각 시설을 살펴 보면 시비 48억 원이 들어간 삼락수상레포츠타운은 지난해 2만 명의 이용객 중 80%가 단순 체험을 목적으로 들렀고 송도 해양레포츠센터(시비 18억5000만 원 투입)도 지난해 2만2000명 대부분이 체험 방문객이었다. 시비 3억2100만 원으로 꾸려진 다대 해양스포츠센터와 부산수상레포츠스쿨(시비 19억5000만 원 투입)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송도 해양레포츠센터 관계자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험교실이 있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해양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일회성 체험 위주로 운영되면서 해양스포츠 활성화의 핵심인 동호회 회원들이 활동할 공간이 없다. 대부분 시설이 장비 대여에 소극적이고 개인 장비를 보관해주는 곳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시설 관계자는 "무작정 장비를 대여했다가 이용자가 사고를 당하거나 장비가 파손되면 시설도 책임을 져야 해 대여를 꺼린다"며 "대부분 시설이 체험 위주의 초보자에 맞춰 운영돼 외부 이용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시설 운영 기관들은 계절적 한계에 대한 어려움도 호소한다. 여름철을 포함해 길어야 6개월 운영해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나머지 기간에 시설을 관리하고 있어 대부분 적자 상태다. 송도 해양레포츠센터는 여름에 번 돈을 쪼개 겨울철 인건비에 보태고 있다.
여기에 2013년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체험장 사고와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메르스 사태 여파가 해양스포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시비 17억4000만 원을 들여 2011년 개장한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는 초기에 이용객이 늘었지만 외부 요인과 내부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1억여 원의 시설사용료를 체납한 채 문을 닫는다.
■개장도, 개장 후도 문제
민간투자형 시설은 자본 조달부터 각종 행정절차와 인허가, 건축까지 사업자가 직접 처리하기 때문에 공공개발형보다 운영이 더 어렵다. 현재 부산에는 수영구에 1곳,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이 제정된 해운대구에 4곳 등 5곳의 민간투자형 시설이 있다. 이중 2곳은 개장조차 못했고 2곳은 어렵게 문을 열었으나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송정해수욕장 죽도공원 인근에 있는 송정 해양레저거점은 2013년 2월 준공됐지만, 수년째 닫혀 있다. 운영자가 자금난에 직면한 데다 시설 내 상업시설을 위탁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송정해수욕장 구덕포 쪽에 자리 잡은 송정마리나는 2013년 7월 개장하려다 사업자와 시공사 간 법정 다툼 등으로 수년간 표류했다. 그 이후 지난 3월부터 공사를 재개해 건축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각종 인허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행정적인 절차만 원활하게 진행되면 오는 9월께 개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영화의전당 인근 수영강에 위치한 센텀마리나파크는 민자 60억 원을 들여 지난해 7월 문을 열었지만 주차장과 안내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등 기반시설 미비로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민간투자시설 운영자들은 공유수면 점·사용료에 대한 부담을 털어놨다. 센텀마리나파크는 2014년 말부터 공유수면 점·사용료 1억여 원을 체납했고, 민자 73억 원을 들여 2015년 4월 개장한 남천마리나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점·사용료를 부과받았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해양스포츠 시설은 공공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파악해야 하는데 관에서는 민간업체의 돈벌이 수단으로 치부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동백섬에 자리 잡은 더베이101은 본연의 해양스포츠보다 상업시설 운영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상업시설에서 수익을 내 해양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 운촌항 거점형 마리나항만 본사업자로 지정되면 국비 300억 원을 지원받아 방파제를 짓고 해양스포츠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