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제품 불매운동으로 확대 가능성
- 부산 대중국 수출액, 미국 다음 2위
- 해외투자 기업 47%가 中에 법인 설립
- 비관세 장벽 강화되면 제조업 타격
- 해외손님 1위 유커도 발길 돌릴 우려
주한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경제계에서도 사드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 기업들에 대해 경제 제재에 나서거나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 지역 경제도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환구시보가 진행 중인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 여부'를 묻는 설문에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중국 무역제재 시 수출 타격
11일 한국무역협회 부산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대중국 수출액은 21억8000만 달러로 미국(37억5000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지난 5월을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액은 7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음에도 미국 다음으로 수출 비중이 높았다.
수출 규모가 가장 큰 품목은 부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으로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12.8%인 2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에서 '반한 감정'이 확산된다면 관련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에서 6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중국인들의 불매 운동을 걱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168만여 대를 팔았다. 부산 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일부 지역 업체가 중국에 자동차 부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식으로 납품하려고 추진 중인데 영향을 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지역 기업들의 중국 현지 투자 금액도 막대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해외에 투자한 부산 기업은 총 3201곳으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1506곳(47%)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투자 금액은 전체(70억 달러)의 28% 정도인 20억 달러다. 중국에 진출한 부산기업의 75%(1127곳)는 자동차부품, 신발 부품, 화학 등의 제조업체로 나타났다. 이들 제조업체의 투자금액은 중국 진출 부산기업의 91%(18억 달러)에 달한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중국 당국이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실력행사에 나설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화장품 업계 불똥
부산지역 유통·관광업계도 사드 배치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100만 명) 중 중국인(30%)은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의 제재에 따라 한국 여행 금지나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진다면 항공업계와 면세점업계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한류 열풍으로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화장품업계도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LG생활건강 3.55%, 한국화장품 4.08% 등 대부분의 화장품 주가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배터리 인증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전기차 배터리 인증에서 한국 업체를 탈락시켜 현지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중국 장화이 자동차는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하던 프리미엄 전기차 iEV6s SUV의 생산을 중단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결산회의에서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에 대해 "(중국 측이) 정치와 경제는 분리하지 않을까 예측한다"면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에 상응하는 플랜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 중국, 사드 배치에 반발…대한국 무역제재 시나리오
- 비관세 장벽(통관, 위생검사 등) 강화
- 중국인 관광객 통제 위한 행정조치(관광상품 판매 중단, 비자발급 지연 등)
- 한국상품 불매운동, 한국기업 이미지 훼손 등 전략
- 중국 진출 한국기업 표적 단속
-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한 중국 자본 철수
※부산 자동차부품업체 수출액 중 (2015년 기준)
대중국 비중 ···12.8% 2억8000만 달러
※부산기업 전체 해외투자 중 (올해 6월 기준)
대중국 투자 비중 ···47% 1506곳
임은정 김미희 기자 iej0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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