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발권력 동원 타당성 논란

국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11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와 이 펀드를 운영하게 될 정부 차원의 특수목적법인이 1일 공식 출범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본지 지난 6월 9일 자 2면 보도) 조성을 위한 10조 원 한도의 대출 승인안을 의결했다. 대출 기간은 1년 이내(건별 기준)다. 실행 기한은 내년 말까지다. 다만 한은은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지 여부를 매년 말 검토하기로 했다. 펀드의 실제 운영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달 말 등기를 완료한 특수목적법인이 맡는다. 이로써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국책은행의 지원 방안은 이날 한은의 대출 승인 결정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정부가 지난달 추진 계획을 확정한 이 펀드는 한은의 대출금과 기업은행의 후순위 대출(1조 원)을 합쳐 총 11조 원 규모로 조성된다. 한은이 대출해 준 돈으로 펀드를 만들면 해당 펀드가 국책은행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을 매입해 이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주는 방식이다. 한은 관계자는 "11조 원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이 필요할 때마다 투입하는 '캐피털 콜'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실기업 지원으로 발생한 국책은행의 부실을 화폐 발권력으로 메우는 것은 한은의 '금융안정 목적'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