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권사 코스피 단기 저점
- 1800~1850선 전망 가장 많아
- EU 결속 약화 땐 1700선 우려

- 연기금 매수 확대 땐 반등 가능
- G20 공조·기업실적 등도 변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한국 증시도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0.14p (1.04%) 상승한 1956.36로 마감하며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7월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대다수의 증시 전문가는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붕괴할 만큼의 악재가 아니라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7월 코스피 변동성 커질 듯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 확정 이후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코스피지수의 단기 저점은 1800~1850선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현대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공통적으로 1850선을 예상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전망치는 1830선이었다. 교보증권과 SK증권, 삼성증권은 가장 낮은 1800선을 코스피의 단기 저점으로 제시했다.

코스피가 지난 24일 1925.24에서 29일 1956.36으로 1.61%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증권사들이 7월 증시를 다소 비관적으로 본 것은 '브렉시트 여진' 때문이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브렉시트 확정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유승민 투자전략팀장도 "지금과 같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코스피가 심리적 지지선인 18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24일부터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5854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일일 순매도액을 보면 ▷24일 631억 원 ▷27일 1246억 원 ▷28일 3977억 원으로 계속 많아지고 있다. 28일 순매도액은 거래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액수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다른 EU 국가들의 추가 탈퇴 움직임 ▷'EU 체제 지속'과 관련한 실효성 논란 등이 불거지면 코스피 급락은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EU 결속력이 약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유로화 매도 현상 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져 코스피가 1700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G20 회의 등 각국 움직임 주목

반면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강한 쇼크(충격)를 받아 급락하더라도 연기금 중심의 순매수 대응 등이 확대될 경우 '브이(V)자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브렉시트에 대한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효과를 내면 코스피의 하락세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은 비교적 낙관적인 '1900~2030선'을 다음 달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락 요인은 발생하겠지만,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 진척되고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면 국내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각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주요 돌발 변수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1개월 이내에 가장 극대화됐다"며 "앞으로 정책적 대응 강도와 각국의 정치적 해결 노력에 따라 금융시장 영향의 장기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도 코스피 반등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조 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