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 EU수출 타격 가능성도 지적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에 따른 한국의 '외국계 자금 이탈' 위험도가 아시아·태평양 14개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BNK금융경영연구소는 블룸버그 자료를 인용해 ▷외화 보유액 ▷자본이동(외국인 투자자 이탈) ▷대 EU 수출 ▷단기 경제성장률 ▷공공부채 등 5개 항목을 중심으로 14개 국가의 리스크를 분석한 '아태 국가별 브렉시트 위험노출 순위' 자료를 27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한국은 5개 항목 중 '자본이동' 항목에서 가장 높은 12점을 받았다. 이 항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계 자금의 비중 등을 추산해 국가별 위험도를 점수로 환산한 것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다.

한국의 점수는 14개 국가 중 홍콩(14점)과 싱가포르(13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중국(11점)의 리스크도 한국 다음으로 높았다. 반면 일본은 2점(13위)으로 하위권에 속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한국의 외국계 자금 이탈 가능성이 일본보다 월등히 높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전체 시가총액의 29.0%에 해당하는 434조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대 EU 수출' 항목에서도 인접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점수(9점·6위)는 일본(3점·12위) 대만(2점·13위) 호주(1점·14위)보다 높았다. 대 EU 수출 비중이 커 브렉시트 이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중국(8점)은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5위였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백충기 수석연구위원은 "EU에 대한 한국의 수출 타격 가능성이 중국만큼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5개 항목 중 한국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공공부채'였다. 5개 항목을 모두 합친 한국의 총점은 37점으로 14개 국가 중 6위에 속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브렉시트에 따른 한국의 피해가 '외국인 자본유출'과 '대 EU 수출'에 집중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른 EU 국가의 '도미노 탈퇴' 등에 대비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