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선원 프로젝트' 용역 발주
- 선원 자긍심 고취·인식개선 기대

"6월 25일로 지정된 세계 선원의 날이 우리 역사의 비극과 겹친다면 우리만의 선원의 날을 별도로 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일 인도양에서 발생한 원양어선 선상 살인사건 이후 선원 업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최근 해양수산부가 우리나라만의 별도 선원의 날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름하여 '참(Charm) 선원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에는 그간 6·25 기념일에 묻혀 흐지부지했던 '선원의 날'을 새롭게 지정해 선원의 직업적 자긍심과 사회적 가치를 높이자는 방안이 주요 과제로 포함돼 있다.

해수부는 매년 6월 25일인 '세계 선원의 날' 대신 오는 10월 별도로 우리만의 선원의 날을 지정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세계 선원의 날'은 선상 업무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2011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정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국전쟁 발발일과 같다는 이유로 수산업계 종사자 표창으로 기념행사를 대신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애도하는 날 상을 받는 게 민망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표창마저 없애고, 대신 '대한민국 선원의 날'을 새롭게 정하기로 정부와 산학연이 합의했다. 해수부 김남규 선원정책과장은 "선원의 자부심과 인식 개선이 목적"이라며 "상반기는 바다 관련 행사가 많아 시월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은 정부가 지난달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발주한 '참 선원 프로젝트' 연구에 포함된다. 이 프로젝트는 선원 직을 매력적인 직업으로 만들기 위한 종합 사업 계획으로 용역 기간은 발주일로부터 4개월이다. 이 프로젝트 연구 일정의 하나로 지난 24일 열린 수산 노조와 KMI 연구진의 3차 회의에서는 한국해양대 부산해사고 교육생이 주축이 돼 10월 넷째 주에 선원 가족 축제, 선원 직 체험행사, 수상레포츠·안전훈련 경연 등 선원의 날 기념행사를 하기로 했다.

또 원양 유급휴가 기간 단축(8개월 해상 근무 뒤 4개월 휴가→6개월 근무 뒤 3개월 휴가), 내항 분야 유급 휴가 및 휴식 기간 기준 정비 등도 검토 대상이다.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측은 "수산계고 졸업생이 군대 대신 선상 근무할 자리도 늘려야 한다. 최근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해기사 확대 주장이 있지만, 배에 외국인만 가득하면 누가 우리 해양 산업을 이끌겠냐"며 "선원 매력도를 높여 내국인 선원 비율을 늘리는 게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