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울산 조선·철강업종
- 주가 하락세 두드러져

부산지역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된 지난 24일 7000억 원 가까이 줄어들며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기업보다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남과 울산지역 주요 상장사의 시총 및 주가도 일제히 곤두박질치는 등 브렉시트에 따른 동남권 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26일 본지 취재팀이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부산지역 상장사 71곳(기업인수목적회사·우선주·거래정지 종목 제외)의 증시 지표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16조6081억 원에서 24일 15조9257억 원으로 하루 사이 6824억 원(4.11%)이나 증발했다. 이 감소율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전체 상장사의 같은 날 시총 감소율(3.00%·1259조873억 원→1221조2808억 원)보다 1.11%포인트 큰 것이다. 단순 수치만 놓고 봤을 때 부산 상장사들의 '브렉시트 쇼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별로 보면 71개사 중 4곳(세명전기·광진실업·이엠텍·한라IMS)을 제외한 67개사의 시총이 감소했다. 무려 10% 넘게 시총이 감소한 기업은 ▷동일철강(-13.18%) ▷광진윈텍(-11.87%) ▷한국선재(-10.23%) 등 3곳이었다. 성창기업지주(-9.06%)와 동일고무벨트(-8.74%), 스틸플라워(-8.30%)와 대창솔루션(-7.67%) 등도 7, 8%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감소액 기준으로는 BNK금융지주(-1271억 원·금융업)를 제외할 경우 S&T모티브가 504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바이넥스(-436억 원) 화승인더(-287억 원) 한진중공업(-265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주가도 67개사가 24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이들 상장사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4.83%나 됐다. 이 역시 당일 코스피지수(-3.09%)와 코스닥지수(-4.76%)의 하락률보다 큰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쉘석유의 외국인 보유주식 수는 지난 23일 85만7056주에서 24일 85만5568주로 1488주 감소했다. 한국쉘석유는 부산 상장사 중 외국인 보유주식 비율(24일 기준 65.81%)이 가장 큰 종목이다. BNK금융지주의 외국인 보유주식 수도 1억5214만5910주에서 1억5210만6433주로 3만9477주 줄었다.

경남과 울산지역의 주요 상장사들도 '브렉시트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는 조선·철강 등 구조조정에 돌입한 기업들의 시총 및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의 시총은 지난 23일 8조3220억 원에서 24일 7조8660억 원으로 4560억 원(5.48%) 감소했다. 외국인 보유주식 수도 1050만3981주에서 1043만2527로 7만1454주 줄었다. 현대미포조선의 시총은 1조4500억 원에서 1조3700억 원으로 800억 원(5.52%), STX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은 각각 55억 원(8.06%)과 1274억 원(5.60%) 감소했다. 현대비앤지스틸(-4.20%)과 한국철강(-4.16%)의 시총도 4% 넘게 줄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