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단 "파업 땐 1조 지원 못해"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실시한 파업 찬반 투표 결과 파업이 가결됐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모습. 대우조선해양 노조 제공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3, 14일 이틀간 실시한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 및 총고용 보장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개표한 결과 85%의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조합원 6980명 중 6127명(87.8%)이 투표에 나섰고 찬성 5207표(85%), 반대 828표(13.5%), 무효 92표(1.5%)로 집계됐다.

노조는 이번 투표로 조합원의 파업 의사를 확인한 만큼 회사와 채권단이 마련한 자구계획안을 저지하고 총고용 보장을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생산직 대부분이 조합원인 만큼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해양플랜트 16기 가운데 7기의 인도가 하반기에 몰린 상황에서 생산이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해양플랜트에서 다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해 노조는 쟁의행위가 가결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채권단도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한 구조조정이 좌초하지 않도록 노조를 압박하고 나섰다. 채권단은 노조가 파업하면 지원금 4조2000억 원 중 아직 미집행된 1조 원가량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날 재확인했다.

노조는 잘못된 방향의 구조조정을 고집한다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노조와 회사, 채권단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노조는 특수선 분할에 반대하는 항의서한을 들고 16일 산업은행 앞 상경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파업이 가결되자 지역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조선 불황으로 가뜩이나 지역 경제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할 경우 지역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