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 위한 가계대출도 크게 증가
- "시장 악화 땐 폭탄 될 가능성 커"
32세 이모(여·부산 해운대구 중동) 씨는 최근 부산지역 대학가에 작은 커피숍을 냈다. 사회과학을 전공한 이 씨는 수년간 부산, 서울지역 업체 수십 곳에 응모했지만 번번이 낙방했고, 3년 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이도 여의치 않았다. 딸이 직업이 없으면 결혼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 이 씨 부모님이 아파트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가게를 차리게 됐다. 이 씨는 "부모님 노후자금까지 손을 댔다는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 악화로 취업 절벽에 내몰린 30대들이 마지막 탈출구로 커피숍 등 1인 소규모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당수의 창업자가 자본금 없이 부모에게 손을 벌리면서 가계부채 폭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
13일 한국노동연구원이 통계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3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30대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만7000명이 증가했다. 30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2만1000명 증가한 30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월 1만3000명, 12월 2만5000명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들어 1월, 2월에도 각각 2만4000명, 1만4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30대를 제외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다른 연령대에선 제자리걸음이거나 감소하고 있다. 3월 기준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대에서 1000명 늘었지만 40대 3000명, 50대 3만9000명 각각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보니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월 기준 396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8000명 감소했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감소세 속에서도 30대 1인 자영업자가 느는 것은 취직할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취업 대신 소규모 창업을 택한 결과로 분석된다.
소규모 창업은 가계대출 등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7000억 원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1~5월에만 8조 6000억 원이 늘었다. 5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47조5000억 원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42.9%다. 자영업자 대출은 사실상 가계대출 성격이 크기 때문에 실제 가계대출 잔액 중 상당수도 창업용 자금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