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법, 이날부터 한달 이내
-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

STX조선해양이 채권단의 '자율협약 종료' 선언 이후 이틀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로써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STX조선의 존폐는 회생 또는 청산 중 하나를 결정하게 될 법원 판단에 좌우될 전망이다.

2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STX조선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5일 채권단으로부터 '법정관리 전환' 통보를 받은 STX조선이 이틀 만에 실제 행동에 나선 것은 법정관리 신청이 늦어질 경우 어음 부도 등 채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은 관계자는 "STX조선은 유동성이 부족해 당장 이달 말 도래하는 결제 자금을 정상적으로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도를 막기 위해 월말이 되기 전 서둘러 법원의 판단을 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은 신청서를 받은 이날부터 30일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 이후 실사를 진행한 뒤 4개월 이내에 회생 혹은 청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지금과 같은 수주절벽 상황에서 STX조선이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STX조선에 대한 법원의 신청서 검토가 끝나면 금융권 대출을 포함한 STX조선의 모든 채무는 동결된다. 서류 검토는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채무 동결 조치로 STX조선은 당장 돈을 갚아야 하는 짐은 덜 수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회사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협력사에 대한 거래대금과 임직원 인건비 등이 원활히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현재 STX조선의 협력사는 사내 협력사 60곳을 포함해 총 1700여 개에 달한다. STX조선의 직원 수도 올해 3월 기준으로 2100여 명이다.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9000여 명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STX조선 노사협력팀은 이날 사내 소식지 '지킴이'에 올린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안내문'을 통해 "자율협약 체결 이후 수주한 선박이 순조롭게 인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거론되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며 "회생절차 개시 전 다소 불편이 초래되더라도 조금만 인내하기를 부탁드린다"고 임직원의 협조를 구했다.

노사협력팀은 안내문을 통해 ▷임직원에 대한 당부의 말 ▷기업회생절차 신청 배경 및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STX조선 이병모 사장 역시 이르면 29일 담화문을 내고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 이유와 경영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