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유차 판매 쏠림 완화할 것"
- 업계·소비자·화물차주 반발로
- 실제 가격인상 쉽지 않을 듯

환경부가 미세먼지 방지 대책으로 경윳값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자동차업계와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4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경유차를 지목하면서 경윳값을 올리고 휘발윳값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윳값 인상에 따른 '증세 논란'을 줄이면서 두 에너지원의 가격 격차를 줄여 경유차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환경부는 애초 경유차에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중점 검토했지만 미세먼지를 잡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고 보고 경윳값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최근 환경부가 국내에 판매 중인 20종의 디젤차를 조사한 결과 19대가 배기가스 기준치를 초과해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도 이번 경유 가격 인상 논의에 간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경유차 판매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지난해 신규 등록 차량 183만 대 가운데 경유차가 96만 대로 점유율 52%를 기록했다. 경유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ℓ당 200원가량 싸고 '클린 디젤'이라는 이름으로 성능과 연비를 모두 잡았다는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유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성과 함께 정부 정책에 따라 디젤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이제 와서 급제동을 걸겠다고 해 반대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경유 가격을 인상할 경우 화물차와 트럭 등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것도 문제다. 경유 화물차와 버스 등의 비율은 전체 경유차의 절반을 넘어선다.

자동차업계도 경유 차량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젤 차량 판매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개선책 마련에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