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편입 비중 높아 손익 폭 커
- 보수적 성향 투자자에 부적합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금융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큰 어려움 없이 해외 투자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세금이다. 해외 펀드 투자자는 주식 거래에서 얻은 수익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환차익(환율 변동으로 발생한 이익)에도 세금이 부과된다. 따라서 해외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싶다면 세금을 덜 내거나 안 내고 투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절세 효과를 누리면서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을 16일 제시했다.
■목돈 일괄 인출하려면 ISA 유리

우선 투자 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가령 40대 직장인 A 씨가 매달 일정액을 적립해 10년 뒤 자녀 교육비나 대학 등록금을 만들려고 한다면 만기 시 목돈을 한꺼번에 찾아야 하므로 연금으로 받는 IRP(개인형 퇴직연금)나 변액연금, 연금저축펀드 등에 가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들을 제외할 경우 A 씨가 고려할 수 있는 상품은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종합저축 등으로 요약된다. 이들 상품 모두 절세 혜택이 부여된다. 반면 노후자금 마련이 목적이라면 IRP를 포함해 앞서 언급한 3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입 자격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일부 금융상품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대신 가입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예컨대 서민의 재산 형성을 돕고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ISA의 경우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 이상이면 가입이 제한된다. 그러나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가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자격 제한이 없다. 대한민국 거주자라면 갓난 아이부터 100세 노인까지 모두 가입이 가능하고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투자 기간도 체크해야 한다. ISA는 의무 가입 기간이 5년(저소득자 3년)으로 정해져 있다. 중도 인출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만기 이전에 돈이 필요하면 계좌를 해지하는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그동안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소득세(15.4%)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는 의무 가입 기간이 없다. 따라서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그때까지 발생한 수익에 대해 비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보수적 투자자 해외전용펀드 불리

투자 목적과 가입 자격, 투자 기간이 적절하다면 본격적으로 절세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 동일한 펀드에 투자해도 세제 혜택의 종류와 과세 대상 등에 따라 절세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외 펀드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은 크게 '세액공제'와 '비과세'로 나뉜다. 전자는 내야 할 세금에서 일부를 빼주는 것이다. 투자액에 비례해 공제액이 정해지므로 투자를 많이 할수록 절세 혜택이 커진다. 후자는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늘어난 수익이 많을수록 절세 효과도 크다.

우선 ISA를 통해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 소득과 관계없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비과세 한도가 200만 원(저소득자 250만 원)으로 정해진 탓에 이보다 많은 초과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도 배당소득이나 채권 매매차익,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가 부과된다.

마지막으로 투자 성향에 적합한 상품인지를 살펴야 한다. 정부는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대신 해외 주식 편입 비중이 60% 이상인 펀드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손익의 변동 폭도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단기간에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ISA의 경우 정부는 자산 운용상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채권형부터 혼합형, 주식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외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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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