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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10년 뒤처진 KRX…"지주사법 19대 국회서 폐기 땐 재앙"

'조속 처리' 들끓는 여론

  •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   입력 : 2016-04-24 20:11:4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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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성, 싱가포르 10% 수준
- 구조개편 몇 년 또 미뤄져
- 국제 자본시장서 도태
- 부산 금융중심지도 유탄

- "중앙 정치논리로 폐기되면
- 지역발전 막은 최악 사례"

한국거래소(KRX) 지주회사 관련 법안(자본시장법 개정안)의 19대 국회 내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폐기되면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부산의 금융 중심지 발전이 지체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시민단체 등은 여야 정치권에 이번 임시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처리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거래소
■갈수록 경쟁력 약화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이진복(부산 동래) 의원 등 20명이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및 기업공개(IPO) 추진이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바꾸고, 유가증권시장·코스닥·파생상품 등 3개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래소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세우고, 7~9월 내에 증시 상장을 위한 선결 과제를 해소한 후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폐기되면 국내 자본시장은 ▷거래소 구조개편 실패에 따른 시장 전체의 경쟁력 약화 ▷글로벌 자본시장 변화에서 소외 ▷부산 국제금융도시 도약 지체 ▷혁신기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의 한계 봉착 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주요 거래소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직개편을 대부분 완료했다. 일본(JPX)은 동경과 오사카거래소를 지주회사 형태로 통합 상장(2013년)한 이후 싱가포르 대만 등과 연계거래 확대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콩은 지주회사 전환 및 IPO 추진을 이미 2000년에 완료한 뒤 2012년 런던 금속거래소(LME)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전개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IPO와 지주회사화를 하지 않은 거래소는 한국과 슬로바키아밖에 없다.

■취약한 수익구조

금융당국이 밝힌 주요국 대비 한국거래소의 가장 큰 취약점은 수익 구조다. 거래소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204억 원과 58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국외 거래소는 2014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2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나스닥은 8400억 원, 런던증권거래소(LSE) 6200억 원, 일본거래소(JPX) 4500억 원, 홍콩거래소(HKEx)가 9000억 원의 이익을 낸 것과도 크게 비교된다.

수익성 지표에서도 차이가 크다. 한국거래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3년 4%, 2014년 2%, 2015년 3.5%였다. 세계 거래소 평균 ROE 10%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싱가포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2014년 기준 ROE는 각각 35%, 24%에 달했다.

거래소의 매매수수료에 치중한 사업구조도 문제다. 한국거래소는 현물과 파생 트레이딩 수수료의 매출 비중이 74%에 달한다. 나스닥과 런던거래소, 일본거래소의 수수료 매출 비중은 각각 27%, 18%, 32%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의 국내 상품에 한정된 시장구조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독일의 유렉스(EUREX)는 전 세계 183개의 지수상품이 상장돼 있다. 싱가포르 SGX에서도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의 대표 지수상품 16개를 거래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한국거래소는 해외 지수파생상품 상장 실적이 전무하다.

금융위원회 임종룡 위원장은 "지금도 한국거래소는 해외 주요 거래소와 비교해 10년 이상 뒤처진 상태"라며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의 근거 법률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내 자본시장은 아시아의 변방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 나서야

지난 4월 총선 전인 3월 4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포함한 부산지역 의원들은 시민단체 대표단에 "본점 소재지의 명문화 여부 등을 놓고 갈등이 지속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19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5월 29일 전에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본지 지난 3월 5일 자 9면 보도)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번 총선이 여소야대로 재편된 데다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거 고배를 마시면서 19대 국회 내 처리가 난관에 봉착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폐기되면 또 몇 년의 시간을 허비해야 된다"며 "그 시간만큼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부산의 금융 중심지 발전이 지체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최대 쟁점이었던 본사 소재지 명시 문제도 해양·파생금융중심지에 두는 것으로 명시하는 합리적인 대안이 나온 마당에 법안의 통과를 더 이상 미룰 이유는 전혀 없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정치논리로 폐기된다면 이는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 아니라 중앙이 지방의 발전을 가로막는 최악의 사례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부산 부산진 갑) 당선인은 "부산에 도움이 된다면 19대 국회 내 처리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거래소 영업이익 비교 ( 2014년 기준 )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2조 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6200억원

한국거래소(KRX) 204억 원

나스닥 8400억 원

일본거래소(JPX) 4500억 원

홍콩거래소(HKEx) 9000억 원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해외 주요거래소 조직개편 시기

거래소

지주사화

IPO

런던증권거래소

2000년

2001년

뉴욕증권거래소

2006년

2006년

싱가포르증권거래소

1999년

2000년

호주증권거래소

2006년

1998년

일본증권거래소

2007년

2013년

홍콩증권거래소

2000년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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