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에 이어 이세돌과 알파고가 부른 바둑 열풍이 거세다. 바둑 관련 용품뿐만 아니라 관련 서적 및 바둑학원 수강생도 급증하고 있다. 이번 세기적 바둑대결은 승패를 떠나 세상에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바둑계에서는 기존의 정석과 다른 흐름을 보여준 알파고의 포석에 입신의 프로기사들도 새로운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투자 관점에서도 이번 대국을 통해 배워야 할 원칙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된다.

먼저 바둑에서는 상대방의 성향(실리형이냐 전투형이냐 등)이나 전략에 따라 포석부터 달라진다.

투자도 다양한 변수가 많은 만큼 투자대상이나 경기상황에 맞는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특히 알파고가 철저하게 승률에 따라 적절한 전략으로 이세돌 프로에게 승리한 만큼 투자에서도 사전에 투자에 대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프로기사마다 바둑을 두는 성향이 다른 만큼 투자에서도 내 성향에 맞는 투자대상을 찾아야 이길 확률이 높다.

이창호 프로는 철저하게 전체적인 판세를 파악하고 조금이라도 승률이 높으면 무리하지 않고 경기를 이끌어가는 스타일이다. 투자에서도 수익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규모를 키우거나 무리하게 신규 투자하는 것은 보류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투자를 통해 이익을 거두는 것이 현명하다. 신규 투자는 오히려 전체적인 판단을 다시 해야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경험만큼 훌륭한 스승은 없다다. 바둑에서 복기가 중요한 만큼 투자에서도 지난 경험을 통해 실수를 줄이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 중에 가장 많은 것이 펀드 환매나 손절매에 대한 부분이다.

넷째, 이세돌과 대결한 인공지능 알파고는 CPU 1202개의 컴퓨터를 동원했는데 그만큼 바둑판에서의 변화가 많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아마추어 바둑에서 자주 보는 것이지만 대마가 잡혀 돌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투자에서도 초기에 너무 큰 손실을 본다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제 대마불사라는 말은 없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금융도 앞으로 얼마나 더 빠른 행보를 보일지 가늠하기 힘들다. 투자도 그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여야만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의 상담을 통하여 최신 금융정보를 신속하게 습득하는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조현태 팀장·KB국민은행 부산PB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