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작년 이어 세 번째 반려
- 수영구 "주민 의견 수렴 충분"
- 상인들 격앙 대응책 마련 나서

부산 수영구가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부산시가 또다시 반려하면서 수영구와 지역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수영구 등에 따르면 구는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민락매립지 일대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현행 60m에서 150m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지난 4일 부산시에 심의를 신청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두 번째 심의 신청으로, 지난해 8월 시와 협의 과정에서 심의 신청 자체가 거부된 것까지 합하면 이번이 사실상 3번째 신청이다.

그러나 시는 최근 수영구가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통보했다. 변경안에 포함된 땅 주변 토지 및 건물 소유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주변 지역과 조화로운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획을 다시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수영구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구는 우선 두 차례의 공청회와 주민 설명회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두 차례에 걸쳐 변경안에 대한 공람까지 마쳐 주민들의 동의를 충분히 구했다는 입장이다. '주변 지역과의 조화로운 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시와 협의한 만큼 더는 변경이 어렵다고 밝혔다. 수영구 관계자는 "수차례의 협의와 보완을 거친 변경안을 또다시 반려한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며 "침체된 지역 경제를 부활시키기 위해 변경안 통과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는 변경안에 별다른 하자가 없는 만큼 일부 수정을 거쳐 조만간 다시 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변경안 통과를 손꼽아 기다렸던 지역 상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변지역발전협의회 서봉연 회장은 "지역 주민과 상인의 염원을 담은 지구단위계획안을 계속 반려시키는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고, 지역 경제를 말살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시는 규제 개혁이라는 시대적 화두에 역행하는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역 상인 대표들은 이번 주 긴급회의를 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수영구의 변경안은 주변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 및 인근 지역주민의 재산권 침해 등의 소지가 있다. 다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2005년 공사가 끝난 민락매립지는 고도제한에 묶여 10년 이상 나대지로 방치되면서 일대에 무허가 포장마차가 난립하고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영구는 해당 부지에 주거시설은 물론 특급호텔과 미술관,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을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