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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보증기금 별관 1층에 마련된 과학기술체험관에서 관람객들이 댄스로봇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
- 직원 절반 기술평가사 '맨파워'
- 27년간 280조 지원 성적표 받아
- 은행권 기술 중시 풍토 이끌어
- 올해 민간기술신용평가사 도입
- 보증 면제 확대로 '창업 활성화'
한국의 대표 정책금융 기관인 기술보증기금(기보)이 창립 27주년을 맞아 글로벌 기술금융의 메카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중심으로 한 문현금융단지가 해양·선박 등 특화형 금융 중심지로 발전하는 데 기관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27년간 중소기업에 280조 지원
기보는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을 평가한 뒤 이를 바탕으로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는 금융 공공기관이다. 1989년 부산 중구 중앙동에서 출발해 2011년 지금의 문현금융단지에 둥지를 틀었다. 기보는 다음 달 1일 창립 27돌을 맞는다. 기보가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지원한 기술금융 규모는 기관 설립 이후 지금까지 280조 원에 달한다. 모든 임직원이 27년간 일군 '성적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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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금융을 통해 국가 금융산업 발전에 앞장서 온 기술보증기금 부산 본사 전경. |
하지만 숫자로 나타나지 않은 성적표는 따로 있다. 기술금융과 관련한 유무형의 노하우를 국가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제공해 왔다는 점이다. 기보 설립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기술 경쟁력보다 자본과 노동이 사업 성공을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기존의 생산경제는 지식경제와 창조경제로 진화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여신심사 역시 수십 년간 지속된 방식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재무여건과 경영진의 능력 대신 기술력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기술금융 지원 규모는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 27조9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기보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기술금융의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업여신과 관련한 은행권의 심사방식 변화는 27년 동안 기술금융에 매진하며 완성한 기보의 기술평가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보의 전체 직원 중 절반 정도인 580여 명은 기술평가사 2급 이상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전자와 기계 등 분야별 박사급 인력도 170명에 달한다. 이 같은 '맨 파워'(Man Power)를 활용한 기술평가 건수는 51만 건을 기록 중이다. 기보 관계자는 "기술평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피드백(Feed Back)을 해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대보증 면제 제도 확대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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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
기보는 올해 주요 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신용평가사 자격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 제도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기술금융 체계화 및 제도개선 추진' 계획에 따라 기보 내에서 15년간 운영돼 온 '기술평가사' 제도를 민간 '기술신용평가사'로 확대한 것이다. 기술금융 활성화 기류에 맞춰 시험을 통해 전문인력을 뽑겠다는 것이 기보의 계획이다. 자격시험은 1급·2급·3급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다음 달 3급 시험(오는 30일부터 접수)을 시작으로 2급과 1급 시험이 차례로 치러진다. 이 자격을 취득하면 기업의 무형자산(특허 등)과 관련한 기술평가와 신용 및 재무에 대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기보는 지난 1월 말 '창업기업 연대보증 면제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우수 창업자에게만 적용해 온 기존의 면제 대상을 크게 확대했다. 이에 따라 창업 이후 5년 이내의 법인(대표자 포함)은 기보의 보증을 새로 이용할 때 보증심사 등급과 무관하게 연대보증을 면제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업 실패 시 발생하는 금융부담의 걸림돌 중 일부가 사라져 창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설립 3년 이내의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아울러 보증심사 등급과 요건이 일정수준 이상이어야만 가능했다.
기보는 부산영업본부를 중심으로 부산 울산 경남지역 내 11개 영업점에서 기술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찾아 연결해 주는 기술융합센터도 지난해 7월 부산 본사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역의 기술 중소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기보의 기술보증서나 기술평가서를 더 믿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최근 동남권 지역의 보증 규모는 ▷부산 1조3799억 원 ▷경남 1조7294억 원 ▷울산 3578억 원 등 총 3조46971억 원에 달한다. 이는 기보의 전체 보증규모(20조6000억 원) 중 16.8%를 차지하는 규모다.
앞으로 기보는 기술평가의 전문성 제고와 평가 시스템의 고도화 등을 통해 국내 기술금융 분야를 선도하는 정책기관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기보 관계자는 "부산 국제금융단지가 기술금융과 해양·선박금융, 파생금융 등 특화형 금융중심지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