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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1월 1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상장지수증권(ETN) 시장 개장 기념식'에서 거래소 최경수 이사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을 포함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올해 금융계의 화두는 '생존'이다. 금융사들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핀테크 열풍'과 '초저금리 시대'라는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여기에 금융소비자가 주거래계좌를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인터넷 전문은행 출현 등 대내외 환경이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다. 부산지역 최대 규모의 금융그룹인 BNK금융그룹과 NH농협은행도 신개념 모바일 뱅크를 출시하는 등 주도권 경쟁에서 선두로 나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한생명, KDB생명 등 보험업계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려는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증권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은행권과 보험업계 등 어느 곳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수년째 이어지는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금융 소비자도 한꺼번에 쏟아지는 금융상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본지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금을 묶어 두고 있는 금융 소비자들에게 국내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금융사의 비전과 상품을 소개한다.
- 개장 16개월 만에 거래대금 224배로
- 발행총액도 4배 이상 늘어 2조 원대
- 먼저 도입한 美·日보다 성장세 빨라
- 분산투자에 효과적이고 유동성 좋아
- 100세 시대 중위험·중수익 상품 각광
투자자에 대한 분산투자 수단 등을 제공하기 위해 2014년 11월 문을 연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시장 개설 1년4개월 만에 224배 증가했다. 발행총액 역시 2조 원을 넘어서며 개설 초기와 비교해 4배 이상 늘었다.
이는 한국보다 먼저 ETN을 도입한 미국과 일본보다 빠른 성장세다.
■기관 투자자 ETN 참여 급증
ETN은 다양한 시장의 가격 관련 지수를 수익률과 연동되도록 설계한 파생결합증권을 말한다. 채권 원자재 통화 주식 선물 등에 투자해 해당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도 함께 오르는 방식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마찬가지로 한국거래소(KRX)에서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며 유동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ETN은 흔히 'ETF와 사촌지간'으로 불린다. 다만 자산운용사가 발행 주체인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발행한다. 아울러 일반 펀드나 ETF와 달리 발행사인 증권회사의 신용위험이 있는 무보증·무담보 회사채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ETN 도입이 처음으로 언급된 시점은 2014년 6월부터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에 효과적인 분산투자 수단을 투자자에게 제공하겠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그 이후 시장 도입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과 한국거래소 및 증권회사 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계획 발표 5개월 만인 11월 17일 ETN 시장이 개설됐다.
현재 ETN은 7개 증권사(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NH투자증권)를 통해 발행되고 있다. 이들 증권사가 발행하는 종목 수는 81개에 달한다. 시장 개설 당시에는 10개 종목에 불과했다. 발행총액은 2014년 11월 4700억 원에서 지난달 말 2조650억 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2억 원에서 448억 원으로 224배 늘었다.
시장 참가자 수도 늘고 있다. ETN 시장의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참여 계좌 수는 526개에서 8432개로 16배 증가했다. 특히 시장 개설 당시 사실상 전무했던 기관 투자자의 ETN 거래(유한책임투자자 거래 제외)는 올해 들어 시장 전체 거래의 17.5%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액은 미미하지만 보험업계와 자산운용업계, 외국인 등 새로운 기관 투자자의 ETN 시장 진입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의 ETN 시장은 미국이나 일본 시장의 초기보다 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월등히 앞설 뿐 아니라 거래규모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3개국의 ETN 시장 규모를 개설 1년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상장종목 수의 경우 미국과 일본은 각각 21개와 10개에 불과했으나 한국은 61개에 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한국(404억 원)이 일본(7000만 원)보다 월등히 많았다. ETN 시장에 상장되는 신상품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외 주식뿐 아니라 해외채권과 원자재, 통화 등으로 확대됐다. 해외 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자대상 지역도 아시아 유럽 미국 등으로 확대됐다.
■종합 자산관리 시장으로 육성
거래소는 ETN 시장을 '100세 시대' 중위험·중수익의 대표 투자수단으로 육성해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종합 자산관리 시장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해외 직접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해외지수 상품을 지금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유럽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등 성장 잠재력이 큰 프론티어(개척) 시장까지 해외지수 상품의 외연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의 니즈(요구사항)를 반영해 만기 최대 손익이 일정 수준에서 제한되는 '손익제한형 ETN'도 도입하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전략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수 및 상품을 개발하거나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테마형(핀테크 바이오 등) 상품을 상장시키는 등 투자자별 눈높이에 맞춘 상품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매력도가 높은 시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행사의 신용위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관련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외 증권사의 ETN 시장 참여를 유도해 상품 다양화 및 경쟁을 통한 시장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투자자가 각 상품별 운용성과와 투자 위험 등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일반투자자 대상 설명회 등 마케팅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ETN을 활용한 금융투자업계의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 도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원 활동도 늘리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