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 설명 못한 부분 인정" 답변
- 추가보증 받아야할 13개사 중
- 이미 신청 포기한 창업기업도

"창업한 지 3년이 안되는 기업은 여건상 회계 장부를 매달 정리하기 힘들다. 그래서 국세청에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는 분기별로 실적을 잡아 연간 매출을 추산하도록 했다. 미리 설명하지 못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규정상 추가 보증은 힘들 것 같다." 본지가 보도한 '창업기업 울린 주먹구구 보증제도(지난 2일 자 2면)' 기사에 대한 신용보증기금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가 된 제도는 창업 3년 이내 강소기업에게 3년간 최대 30억 원을 보증하는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 보증제도'이다. 본지는 해당 기사를 통해 '신보 측이 이 보증제도의 1차 연도 보증을 받은 업체가 추가 보증을 받는 데 있어 성과 판단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제도를 시행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업체가 추가 보증을 받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제도 시행 전으로 돌아가 보자. 신보 측은 2014년 해당 제도를 시행하면서 퍼스트펭귄형 기업에 선정된 부산지역 4개 기업과 체결한 약정서에 '보증신청 접수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로부터 향후 1년간의 매출을 추산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추가 보증 기간이 임박해 문제가 발생했다. A사의 경우, 약정서대로라면 2014년 12월부터 보증이 시작돼 2015년 11월까지 성과를 기준으로 연간 매출을 추산해야 한다. 그런데 신보 측은 1차 연도 사업 만료 직전에서야 '최초 분기의 매출 발생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다음 분기부터 연속해 3분기 매출액을 연간으로 환산한다'는 내부 규정을 제시했다. 11·12월 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는 A사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편의상 약정서에 상세한 규정까지 명시하기 힘들었다"는 신보 측의 입장은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 행태이다.

신보 측의 추가 보증에 실패한 3개 업체 대표가 부모님 집까지 담보 대출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 대한 감액지원 부분도 매출액의 3분의 1로 제한하고 있어 이미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대출받은 퍼스트펭귄형 기업에는 사실상 쓸모가 없는 혜택이다.

아직 부산지역에만 내년까지 13개 업체가 추가 보증을 받아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기준 때문에 이미 추가 보증 신청을 포기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의 취지는 유망한 창업기업을 한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창업기업을 위한 제도 때문에 중소기업 중에서도 앞서 가던 '퍼스트펭귄형 기업'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