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분만에…'원리더' 입지 굳혀

신동빈(61·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6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며 '한일 롯데 수장'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로써 신 회장은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갈등을 뒤로하고 그룹 내 장악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7월 발생한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도 사태 발발 8개월 만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7명) 해임안 ▷신 전 부회장 이사 선임안 등 4개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이번 주총은 신 전 부회장이 50%의 지분을 가진 일본 내 비상장법인 '광윤사'의 소집 요청(지난달 16일)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8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이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에도 신 회장의 지배력만 확인한 채 30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27.8%)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면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 지주회 1인당 25억 원의 주식가치를 보장하겠다며 파격적인 회유책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주총 직후 입장 자료를 내고 "신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며 "이로써 자신을 해임한 데 대한 신 전 부회장의 반발로 촉발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종업원 지주회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채 위임장으로 의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오는 6월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때 동일한 안건을 재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