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두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

- 제한 묶여 10년간 나대지 방치

- 상권 갈수록 침체, 상인들 반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민락매립지 일대의 고도제한 규제가 이번에는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영구는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건축물의 환경, 경관, 미관 등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제1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이르면 이달 중 부산시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의 핵심 내용은 민락매립지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현행 60m에서 150m로 높이는 것이다. 2005년 공사가 끝난 민락매립지는 그동안 고도제한 때문에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0년 이상 나대지로 방치됐고, 상권이 침체됐다. 또 일대에 무허가 포장마차가 난립하고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영구는 용역을 거쳐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마련했고, 지난해 5월 부산시에 변경안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수영구는 보완작업을 거친 뒤 주민공람까지 마치고 지난해 8월 변경안 심의를 재신청할 계획이었으나, 시에서 민락매립지 내 고도완화 구역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심의 신청 자체가 연기됐다.

이에 따라 수영구는 지난해 11월 주민공람과 관련 기관 협의, 수영구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 등 관련 절차를 밟았지만, 여러 사정상 변경안 심의 신청이 지연됐고, 해를 넘겨 이번에 다시 추진하게 됐다. 수영구로서는 이번이 사실상 세 번째 도전인 셈이다.

고도제한 완화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지역 상인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 수변지역발전협의회 서봉연 회장은 "오랫동안 일대가 규제에 묶이면서 개발이 더디고, 지역 상권은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고도제한 완화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와 용호만 등 민락매립지와 함께 고도제한을 받았던 지역은 이미 규제가 다 풀렸고, 인근의 남천삼익비치아파트 재건축 부지 역시 고도제한이 완화된 상태에서 유독 민락매립지 일대만 규제에 묶여 있다. 동아대 오세경(도시계획공학과) 교수는 "해당 지역이 복합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이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 등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고도제한을 존치할 이유가 없다"면서 "인근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영구는 고도제한 완화가 지역의 숙원사업인 데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영구 김영진 건축과장은 "부산시의 재검토 요청에 따라 주민 설명회와 설문을 거쳐 변경안을 마련했다"며 "규제가 풀리면 일대 상권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범죄 발생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욱 김민주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