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발굴 31개 프로젝트 중
- 비수도권 사업 10건에 불과

정부가 각종 규제 완화와 신산업·서비스업 육성으로 41만여 개의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핵심사업 대부분이 서울·경기지역에 집중돼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를 다시 밀어붙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1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어 6개 '현장대기 프로젝트' 가동 지원, 부산 등에 공유숙박업 시범 도입, 차량 공유 확산, 국내 대학의 해외캠퍼스 설치 허용, 양식업에 대규모 자본 투자 유치 등을 담은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들 방안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총 120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함께 41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수출증진 효과는 6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비중이 큰 현장대기 프로젝트 가동 지원의 목적은 기업의 투자 계획이 수립됐으나 각종 규제로 사업이 보류된 곳을 대상으로 부처 간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있다. 하지만 6개 사업 시행 지역(투자 규모 6조2000억 원) 중 '기업 연구개발(R&D) 집적단지'(서울 양재·우면), 'K-컬처밸리' '자동차서비스복합 단지'(이상 경기 고양), '의왕산업단지'(경기 의왕) 등 4곳이 수도권이다. 나머지 2건은 '태안 기업도시 내 타이어 주행시험센터 조성'과 '농업진흥구역 내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이다.

정부는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고 곧바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공교롭게 수도권 4곳이 들어갔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가 아니냐는 지적을 부인했다. 또 지속적으로 대상을 물색 중이어서 앞으로 다른 지역도 얼마든지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동안 8차례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발굴한 31개 프로젝트도 대부분 수도권 위주로 선정돼 있어 정부의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31개 가운데 구체적으로 지역이 명시된 비수도권 사업은 '울산 온산산단 석유공사 부지 공장용지 전환'과 '울산 민간부두 탱크터미널 투자' 등 부산 울산 경남지역 2건을 포함해 10건에 불과하다. 반면 인천은 '영종도 파라다이스 리조트' '영종도 LOCZ' '영종도 드림아일랜드' 등 3건, 서울은 '용산 주한미군 이전부지 개발' '한전부지 개발' 등 2건이 포함됐다. 투자 및 시설 규모, 생산유발 효과 등에서 비수도권의 다른 사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부가 현장대기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비수도권지역 사업 몇 개를 '들러리'로 내세우면서 사실상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비수도권 지역 발전을 위한 '규제프리존' 도입 때도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 개발'을 검토과제로 끼워 넣어 비난을 받았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