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 에이전트사 (주)시재
- 현지 선박 건조 입찰 참여
- 가격 협상 중…수주 확실시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국내 기업들의 이란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플랜트 및 조선 관련 기업들이 발 빠르게 이란 시장을 뚫고 있다. 수년 동안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 업종은 플랜트 등 대규모 수주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이란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에너지 플랜트 관련 설비업체인 경남 창원의 S&TC(대표이사 김도환)는 이란 파랍(Farab)사와 5012만 달러(600억 원) 규모의 플랜트 설비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2014년 매출의 24.6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로써 S&TC는 지난달 17일 국제사회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이란 시장에 플랜트 설비 기자재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파랍은 이란 테헤란에 본사를 두고 이란을 비롯한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 등지에 수력 및 화력 가스 발전소를 건설해 온 이란 민간 최대 규모의 설계·조달·시공사로 알려져 있다. S&TC 관계자는 파랍의 자회사인 파랍 인터내셔널(아랍에미리트 본사)과 에이세븐(터키 본사)을 공동매수인으로 추가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재개되더라도 원만하게 계약관계 정리를 도모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S&TC는 S&T모티브(부산 기장군) 계열사로 100% 수출 회사다. 지난해 매출 2600억 원에 영업이익 339억 원을 달성했다.

세계적인 조선경기 불황의 해법을 이란에서 찾은 기업도 있다. 선박 에이전트사 (주)시재는 이란 선박건조 회사인 ISOICO 조선소의 선박 건조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재는 이란 반달압바스 지역 ISOICO 조선소에서 3만5000t급 석유화학 제품운반선(P/C선) 2척에 대한 신규 건조를 맡을 예정이다. 

시재 박시영 대표는 "현재 조선소 측과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며, 수주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규모는 6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이어 "선박 전문가 2명을 포함한 국내 인력 30명을 현지에 파견해 건조 작업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통상적으로 선박 수출은 국내에서 건조해 운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란 조선소 측이 '메이드 인 이란' 선박을 요구해 인력 파견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의 유조선, LNG 선 등의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 업체의 이란 진출 소식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앞서 부산시도 지난달 시청에서 '이란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지역기업 수출지원 간담회'를 열어 이란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대응전략을 모색했다. 부산시 산업통상국 관계자는 "이란은 부산의 중동지역 제3위 수출국으로 지난해 수출액 53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경제제재 해제 이후 자동차와 선박 등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은정 황윤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