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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장수기업 열전 <1> 성창기업지주(주)

목재산업 외길로 '100년 기업' 우뚝…비결은 인간·자연의 공생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16-01-17 19:31:2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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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0년 장수기업으로 우뚝 선 성창기업지주(주)의 부산 사하구 본사 전경.
기업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100년 기업의 조건'의 저자 케빈 케네디가 전 세계 기업을 연구한 결과 평균 수명은 13년가량이고, 설립 후 30년이 지나면 80%가 사라진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965년 100대 기업을 기준으로 1995년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16개뿐이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의 생존이 화두다. 부산의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장수기업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올해 부산에선 목재산업 외길을 걸어온 성창기업지주(주)가 오는 11월 창립 100주년을 맞으며 지역 기업사에 한 획을 긋는다. 이는 전국에서 여덟 번째이자 부산 첫 '100년 장수기업' 탄생이다. 이를 계기로 국제신문은 부산지역 장수기업을 찾아 그들의 '대마불사(大馬不死) 저력'을 심도 있게 다루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 1916년 목재상점으로 시작해
- 첫 합판 수출·온돌마루판 개발
- 산업합리화·환란 시련도 딛고
- 향토업체로 처음 100주년 맞아

- 금강식물원 조성 등 사회공헌
- 숲 조성 면적 동래구 2개 크기

1916년 11월 20일 창업한 성창기업지주(주)는 자연과 인간, 사회의 조화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조림과 육림, 합판, 마루, 폐목재 재활용 등 임산 관련 사업을 아우르면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해왔다. '나무는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는 창업주 만오(晩悟) 정태성(鄭泰星·1899~1986) 박사의 신념은 지난 100년과 미래 100년 성창의 지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창업주의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나무를 중심에 두고 위기를 정면 돌파하며 오늘의 성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나무 사랑…성창의 어제와 오늘

   
1950년대 미국으로 보낼 합판 선적 모습.
'성창'은 1916년 세상에 나왔다. 대구농림학교를 졸업한 정태성 박사가 부친(정석주)과 경북 영주에서 '성창상점'이란 간판을 내걸었다. 정미소와 함께 목재 판매를 주로 하는 이곳이 성창기업지주(주)의 모태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남벌로 황폐화한 산하를 보며 조림의 큰 뜻을 품은 정 박사는 1927년 성창상점을 경북 봉화로 이전한 후 1931년 성창임업(주)으로 상호를 바꿔 조림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937년부터 낙엽송, 잣나무 등으로 시작한 조림 사업 실적은 현재까지 3700ha(부산 동래구 면적의 배 이상)에 이르며, 성창은 한국 목재산업의 대표 주자가 됐다. 이 회사는 1948년 봉화에서 대구로 본사를 옮기고 상호를 성창기업(주)으로 변경한 후 합판제조공장을 세웠으며 1952년엔 동남아(필리핀)의 원목 직수입에 성공했다.

특히 1955년 부산 남구 우암동으로의 본사 이전은 도약의 발판이었다. 이는 철도 운송에 의존했던 원목 물류와 목재 가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정 박사 선대 고향으로의 귀향이라는 점에서 부산 향토기업으로 기틀을 잡는 계기가 됐다. 1958년 우암동 회사 앞 부두에서는 전 직원이 나와 미국 첫 합판 수출을 위해 출항하는 선박을 환송했다.

성창기업지주는 합판업의 후발주자였지만 동남아산 원목 직수입과 최초의 합판 수출이란 두 가지 대업을 한꺼번에 이루며 국내 합판업계를 도약기로 이끌었다. 이러한 성과로 1963년부터 1969년까지 7년 동안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 등 각종 수출 유공 훈장·표창을 해마다 받았다.

그 이후 1966년 마루판을 출시하면서 장판 일색이던 바닥재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고, 1972년 일본에 이어 1978년 유럽에 마루판을 수출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1988년 정해린(현 부산외국어대학교 총장) 사장이 우리나라 고유의 온돌 난방 방식에 맞는 온돌마루판을 최초로 개발, 보급함으로써 주거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1993년 파티클보드 공장 신설에 이어 2012년 폐목재 재활용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임산과 관련한 첫 단계인 조림과 육림에서부터 마지막 단계인 폐목재 재활용까지 모든 분야를 영위하는 체계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목재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위기와 극복…정면돌파의 투혼

   
1980년대 조림 작업 현장.
하지만 100년 기업사의 뒤안길에는 깊은 상처도 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석유파동은 기업에 큰 충격이었다. 더 큰 위기는 1986년 산업합리화 기업 지정이다. 1966년 설립해 내외장 타일을 생산하던 한국요업(주), 창업주의 장남(해덕)이 설립해 경영하던 반도목재(주), 조림 및 관광 등을 위해 설립해 경영하던 성창임원개발(주)을 당시 성창기업(주)에 흡수 합병하고, 성창기업(주)은 우암동에서 반도목재(주)가 있던 사하구 다대동 공장으로 본점을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으로 선정돼 보유 부지를 매각하기도 했다.

시대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100년 기업사지만 더 중요한 점은 초심을 유지하며 나무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1976년 기업공개(유가증권시장 상장)를 했으며,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했다. 지주회사인 성창기업지주(주)(대표 조재민) 산하에 자회사인 합판 마루판을 생산하는 성창기업(주), 파티클보드를 생산하는 성창보드(주), 그리고 손자회사인 폐목재 재활용을 위한 지씨테크(주)가 있다.

전체 임직원은 500여 명이며 연매출액은 1800억 원대다. 성창기업지주(주)는 다음 100년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성창의 비전 'WE GROW WITH NATURE'(자연과 함께 성장하자)와 슬로건인 'GREEN & CLEAN'에 그 다짐을 담았다.

■지역사회와 함께…나눔과 봉사

   
성창기업지주(주)는 부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부산시 향토기업으로 지정됐다. 이 회사는 성창녹색봉사단, 성창컵 알파인스키대회 개최 및 알파인스키 국가대표팀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임직원의 단합된 모습은 노사분규가 한 번도 없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밑거름이다.

1969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식물원인 '동래금강식물원'의 개원은 나눔을 실천하는 이 회사의 또 다른 모습이다. 또 부산외국어대학교 및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연계해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성창기업지주(주) 연혁

1916. 11 성창상점으로 영주서 창업

1955. 6 본사와 공장 부산 이전

1958. 국내 최초 합판 대미 수출

1969. 9 동래금강식물원 개원(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식물원)

1969. 9 정태성 박사 성창그룹 회장 취임

1976. 6 기업공개 (유가증권시장 상장)

1981. 12 부산외국어대학교 설립

1987. 5 본점 소재지 이전(부산 사하구 다대동 380)

2008. 11 회사분할결정(성창기업지주, 성창기업, 성창보드 )

2009. 1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

2014. 3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 이전

2014. 3 제6대 대표이사 취임(조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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